대우그룹 트럼프와 인연
‘맨해튼 트럼프 월드타워’ CM 역할
1997년 트럼프 월드 타워 재건축 도움

현지 시각으로 22일 블룸버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2일 전 세계 국가를 상대로 예고한 상호 관세와 관련해 모든 나라에 전방위적인 관세 조치를 시행하기보다 무역 적자 규모가 큰 국가를 중심으로 표적화된 관세를 먼저 발표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한국은 현재 미국의 무역 적자국 8위(2024년 기준)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한국 정부는 상호 관세 조치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보고 미국과의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트럼프의 관세 전쟁이 본격화한 가운데 과거 그가 한국 대기업의 도움을 받은 사실이 재조명되고 있다.

실제로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97년부터 부동산 개발업과 분양업 등에서 대우건설과 인연을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당시 대우건설은 부동산 개발사업을 하던 트럼프가 뉴욕에 주상복합건물인 ‘맨해튼 트럼프 월드타워’를 지을 당시 CM 임무를 수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서 CM이란 공사 기간 단축과 예산 절감, 품질 확보를 위해 건설공사의 기획 단계에서 설계와 시공, 시공 후 유지관리까지 모든 관리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당시 트럼프는 사업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대우건설과의 동행을 선택한 시기를 기점으로 상황이 좋아졌다. 즉, 트럼프 대통령이 대우건설의 도움을 받아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990년 타지마할이라는 카지노 호텔을 오픈했으나 부동산 시장의 급격한 쇠퇴로 빚더미에 앉게 됐다. 이후 재기를 위해 선택한 대우건설과의 인연은 트럼프 월드 타워의 성공을 가져온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이름을 내건 부동산 사업을 하면서 재기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매일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당시 뉴욕에서 트럼프와 함께 일했던 전 대우건설 뉴욕지사장은 이에 대해 “당시 트럼프 당선자는 사업이 좀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대우건설과 함께한 이 사업을 계기로 상황이 아주 좋아졌다”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그는 “대우건설이 투자금을 넣고 보증도 해서 사업을 성공적으로 시작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후 자신의 브랜드를 통해 보드게임, 향수, 가구, 보드카 등을 내놓은 그는 상업영화에 출연하며 명성을 얻었다. 이어 지난 2016년 미국 대통령에 처음으로 당선되기 전까지 그는 부동산 개발과 투자로 부를 축적했다.
특히 미국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에 들어선 ‘트럼프 월드 타워’는 총 72층, 높이 262m의 마천루로, 맨해튼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대우건설은 국내에서 고급 주상복합아파트를 짓기로 결정하고 본격적인 트럼프 월드의 건설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1999년부터 2004년까지 서울과 부산, 대구 등 7개 지역에 ‘트럼프 월드’를 브랜드로 한 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섰다.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당시 지급했던 브랜드 사용료는 7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대우그룹은 대한민국 경제계를 호령하던 4대 재벌 반열에서 IMF를 계기로 내려오면서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특히 IMF 이후 자체 구조조정 실패와 삼성과의 자동차-전자 빅딜 실패로 199년 워크아웃에 들어가 그룹 해체를 맞았다.
이 시기 대우건설은 2000년 대우의 건설 부문을 인적분할해 설립됐다. 재계에 따르면 1973년 설립 이해 대우그룹의 주력 기업인 건설 부문은 IMF의 여파로 모기업이 워크아웃에 돌입하면서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부실채권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후 부동산과 건설경기 호황으로 실적이 증가해 지난 2002년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더하여 지난 2006년부터 3년 연속 도급 순위 1위를 하는 등 회사 위상이 다시 올라가자, 자산관리 공사는 대우건설에 투입한 공적자금을 회수하는 차원에서 2005년부터 매각을 시도했다.

당시 여러 대기업이 참여해 경쟁한 끝에 2006년 6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6조 6,000억을 들여 대우건설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자금 유동성에 문제가 생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인수 4년 만인 2010년 10월 한국산업은행에 대우건설을 3조 2,000억에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2017년 10월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매각을 추진했고 2018년 1월 호반건설이 단독 입찰해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인수 실사 과정에 일부 현장의 실사 누락 부분을 주장하며 인수를 철회했다.
즉, 매각과 매입 과정이 반복된 것이다. 결국 2019년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착수한 산업은행은 지난 2021년 대우건설을 시장에 내놨다. 이에 우선 협상자로 선정된 중흥건설이 지난 2021년 2조 1,000억 원에 대우건설을 인수해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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