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작심발언 재조명
서울경기장 논두렁 잔디 논란
고양종합운동장 잔디 점검

20일 홍명보호와 맞붙는 오만 축구 대표팀의 라시드 자베르 감독이 ‘설욕전’ 각오를 다진 가운데 한국 역시 설욕전을, 치를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앞서 손흥민 선수조차 지적했던 한국 잔디에 대한 문제가 재조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오후 8시 경기 고양시 종합운동장에서 오만 대표팀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7차전을 가질 계획이다.
이 가운데 자베르 감독은 전날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일 경기는 중요한 경기다. 아시아 최강 한국을 맞아 정신적으로, 체력적으로, 기술적으로 잘 준비해야 한다”라면서 “조별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고, 우리 선수들을 믿는다”라고 밝혔다.
현재 3차 예선 각 조 1, 2위가 북중미 직행 티켓을 가져가는 가운데, 오만은 B조 4위(승점 6)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조 선두(승점 14) 한국을 잡지 못하면 탈락 가능성이 매우 높게 점쳐지고 있다. 또한, 이전 경기서 한국에 패배했던 오만이 설욕전을 다짐하고 있어 한국 축구팀 역시 긴장하고 있다.

앞서 오만은 지난해 9월 홈에서 치른 한국과 2차전에서 1-3으로 참패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만과 대한민국의 리매치 소식이 전해지자, 오만전 당시 논란이 되었던 논두렁 잔디에 시민과 축구팬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지난 10일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언급한 바 있다. 이날 홍 감독은 대표팀 명단 발표 기자회견 도중 잔디 관련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홍 감독은 “요즘 축구는 기술적·전술적으로 수준이 높다. 그래서 잔디가 받쳐주지 못하면 문제가 커진다“라면서 “물론 어떤 사람들에게는 잔디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우리들은 다르다. 잔디는 한 팀의 축구 수준까지 결정할 중요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잔디를 관리해 주시는 종사자분께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 좋은 잔디에서 축구 경기를 하면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오고, 결국 팬들도 더 즐겁게 축구를 즐길 수 있다고 100% 확신한다”라며 개선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는 앞서 지난해 9월 손흥민 선구가 “기술이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 팬들이 보기에도 볼 컨트롤과 드리블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런 부분(잔디)이 하루빨리 개선됐으면 좋겠다”라고 지적했던 것과 비슷한 맥락의 발언이다.
실제로 한국 축구는 잔디 문제로 홍역을 앓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앞서 지난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김천 상무의 K리그 3라운드 경기에서 선수들이 잔디에 걸려 넘어지고 미끄러지면서 제대로 된 경기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이날 경기에 참여한 팀의 감독들이 “잔디가 최악이라 준비한 축구를 펼칠 수가 없다”라며 분통을 터트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더하여 전북 현대는 아시아축구연맹(AFC)으로부터 잔디 부적합 판정을 받고 AFC 챔피언스리그 2(ACL 2) 홈 경기를 170㎞ 떨어진 용인에서 경기를 진행해야 했다. 여기에 대표팀 역시 잔디 논란에서 벗어나지 않은 상황이다.

이는 축구 국가대표 A매치 경기가 주로 열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잔디 논란으로 긴급 복구에 나서면서 홈 2연전을 고양(20일 오만)과 수원(25일 요르단)에서 각각 치러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국 대표팀은 6만 명이 넘는 많은 홈 관중 이점을 누릴 수 없게 됐다. 이어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행사도 서울에서 열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논란이 심화하자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를 관리하는 서울시설관리공단은 “예산을 3배 투입, 이번 달 말까지 잔디를 정상화하겠다”라고 밝혔다.
20일 서울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교체 작업률은 70%에 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오는 29일로 예정된 FC서울과 대구FC 경기 전까지 복구 작업을 마칠 계획이다.

한편, 지난 18일 월드컵 예선이라는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폭설이 내리면서 대한축구협회(KFA)가 고양종합운동장 잔디 상태에 대한 현장 체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한축구협회는 고양 잔디를 답사한 결과 상태가 좋다고 판단해 오만전을 차질 없이 준비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지난 17일 진행한 훈련 역시 메인 경기장 잔디 보호를 위해 고양 보조 구장에서 진행한 바 있다.
다만, 이날 이른 새벽부터 경기 지역 전체에 대설주의보와 함께 실제로 눈이 내리면서 잔디 상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대해 KFA 관계자는 “훈련에 앞서 관계자가 고양종합운동장을 찾아 잔디 상황 등을 면밀히 체크할 것”이라면서 “다행히 아직 메인 경기장 잔디를 한 번도 쓰지 않았고, 기존에 관리가 잘 돼 있어 크게 손상되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이날 오후부터는 해가 난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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