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전략 자산 비축 발언
미국 부채 탕감 목적
부탄, 약 1만 2,000개 보유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3월 6일(현지 시각) 비트코인을 미국의 비축 대상 전략 자산으로 지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략 자산 비축 의사를 밝힌 지 4일 만에 이뤄진 이번 발표로 비트코인 비축량과 비트코인 외에 다른 가상화폐의 비축 포함 여부가 향후 시장의 관심사로 주목된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비트코인의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가상자산 친화 정책을 펼치고 있던 국가들이 의외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국가 간 비트코인 비축 경쟁이 심해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꾸준히 가상 화폐에 대해 우호적인 발언을 해왔지만, ‘비축(reserve)’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CNBC는 ‘비축’은 정기적으로 코인을 적극 사들이는 것이고, ’보유·축적’은 미국 정부가 보유한 코인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뜻이 있다는 점에 차이가 있음을 설명했다.
시장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전략 비축(Strategic Reserves)’하겠다고 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전략 비축이란 미국 정부 차원에서 원유나 곡물, 희토류 등의 원자재를 위기 상황이나 공급난에 대비하여 미리 매입해 축적해 두는 것을 의미한다.

가상화폐 업계에선 미 비트코인 전략 비축은 미국이 정부의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꺼내 든 카드라고 예측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어쩌면 가상 화폐로 35조 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부채를 갚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은 현재 20만 7,198개로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이 19만 4,000개로 뒤를 이었다. 영국은 6만 1,245개, 우크라이나는 4만 6,351개, 부탄은 1만 3,029개, 엘살바도르는 6,002개, 핀란드는 1,981개, 조지아는 66개의 비트코인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 히말라야 왕국 부탄과 중남미의 엘살바도르는 국가 차원에서 비트코인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세계 최빈국으로 꼽히는 부탄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관광객이 감소하며 주 수입이었던 관광 수입이 줄어들자, 국영기업까지 비트코인 채굴에 뛰어들고 있다.
포브스의 조사에 따르면 부탄은 2020년부터 비트코인 채굴 시설을 확장해 왔으며, 2025년까지 채굴 용량을 6배로 늘릴 계획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부탄의 전략은 관광 수입 감소와 무역 적자 문제를 해결하려는 목적이다.

현재 부탄 정부가 소유한 비트코인 양은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지만, 약 1만 2,000개 이상 보유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화로 환산하면 1조 7,000억 원이 넘는 가치다.
한편, 한국은행에서는 비트코인의 외환보유액 편입 여부에 대해 “검토하지 않고 있다”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은은 부정적 입장의 근거로 가상자산의 높은 가격 변동성을 들었다. 한은은 이에 대해 “가상자산 시장이 불안정해질 경우 비트코인을 현금화하는 과정에서 거래비용이 급격히 확대될 우려가 있다”라며 의견을 전했다.
또한, 한은은 비트코인이 국제통화기금(IMF)의 외환보유액 산정기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근거로 들었다. 한은은 “외환보유액은 필요할 때 즉각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유동성과 시장성을 갖추고, 태환성이 있는 통화로 표시되며 일반적으로 신용등급이 적격 투자 등급 이상이어야 한다”라고 외환보유액의 기준에 대해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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