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 장기 성과급 자사주 매입
약 40억 원 전액을 재원으로 활용해
올해 수주 10조 원 시대 본격 돌입 전망

10일 두산에너빌리티 주요 경영진과 임원들이 자사 주식을 장내 매수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재계에서는 이들이 미래 성장에 대한 자신감과 책임감을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두산에너빌리티는 주요 경영진과 임원들이 자사 주식을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하며 올해부터 수주 10조 원 시대에 진입한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구체적으로 경영진 장내 매수는 회사로부터 받은 장기 성과급 약 40억 원 전액을 재원으로 활용해 실시한 것으로 박지원 회장, 정연인 부회장, 박상현 사장 등 주요 경영진과 장기 성과급을 받은 모든 임원이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두산에너빌리티는 경영진과 임원들이 회사의 장기 성장과 이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 동참할 수 있도록 지난 2006년부터 장기 성과급 제도를 운용해 왔다. 실제로 이들은 지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주식 상승률이 이번 장기 성과급에 반영돼 보상을 받았으며, 이번에 받은 장기 성과급에서 세금을 제외한 전액을 자사 주식 장내 매수에 활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이번 경영진과 임원들의 자사 주식 매수가 미래 성장에 대한 책임감은 물론 자신감도 함께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실제로 두산에너빌리티가 원자력, SMR, 가스터빈 업황 개선에 힘입어 올해부터 수주 10조 원 시대에 본격 돌입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를 방증하듯 최근 두산에너빌리티는 수주 실적을 꾸준히 늘리는 상황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의 지난해 수주 실적은 당초 계획을 초과 달성한 7조 1,314억 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수주는 전년보다 50% 상향된 10조 7,000억 원이라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 체코 원자력발전소를 포함한 원자력 분야가 4조 9,000억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가스·수소 분야가 3조 4,000억 원 규모로 확인됐다. 이어 사측은 향후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6%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실적 호조에 더해 중동, 북미, 유럽 등 원전 수출 기대감에 올해 초(1만 8,060원) 대비 지난 4일 종가(2만 5,500원) 기준 41.20%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원전 수출 기대감과 가스터빈 증설 등으로 인한 실적 개선 기대감에 2월 중에는 한때 주가가 3만 원대를 돌파해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바 있다.
이에 따라 모기업인 두산그룹의 시가총액 역시 증가했다. 두산은 두산에너빌리티 주가 강세에 힘입어 두산그룹 전체 시총이 36조 원을 넘어서며 처음으로 네이버(32조 5,000억 원)를 제치고 10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여기에 대선후보 시절부터 SMR을 ‘청정 에너지원’이라고 강조해 온 트럼프 행정부 출범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K 원전 신규 수주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한국수력원자력의 분쟁 종결에 힘입어 조선·방산주에 이어 원전주가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가 수혜주로 부상했다.
이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월 미국 에너지부 및 국무부와 ‘한·미 원자력 수출 및 협력 원칙에 관한 기관 간 약정(MOU)’도 체결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2030년까지 최소 10기의 SMR 발전소를 새로 건설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두산에너빌리티가 뉴스케일파워, 엑스 에너지, 테라파워 등 미국 주요 SMR 설계 업체와 핵심 부품 공급계약을 맺은 점과 카타르에서 2,900억 원 규모의 가스발전소 수주에도 성공하며 가스 발전 사업 경쟁력이 주목받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두산에너빌리티 체코 자회사인 두산 스코다파워가 발전 기자재 기업 중 처음으로 최근 체코 프라하 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며 유럽 원전 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10조 7,000억 원으로 설정한 공격적인 올해 수주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체코 두코바니 원전 수주와 관련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지식재산권 분쟁 종결 및 협력 강화 합의를 맺은 점이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게 점쳐지기 때문이다.
더하여 최근 두산에너빌리티가 가스터빈의 공급뿐 아니라 가스발전소 EPC(설계·조달·시공)로 사업 방식에 변화를 주고 있다는 점에서 사업 다각화의 움직임 역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두산에너빌리티의 한 관계자는 “원전은 물론 가스 발전에서도 실적 확대에 긍정적 분위기가 강한 상황”이라며 “올해 가스 발전에서도 괄목할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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