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4만 9,900원
2020년 6월 15일 귀환
SK하이닉스 5.41% 급락
삼성전자 주가가 4년 5개월 만에 4만 원대로 추락한 가운데 시가총액 역시 297조 8,922억 원으로 4년 5개월 만에 300조 원을 밑돈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700원(1.38%) 내린 4만 9,9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종가 기준 4만 원대로 떨어진 것은 2020년 6월 15일 이후 처음으로 알려져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4만 전자’ 소식에 투자자들은 쓴웃음을 짓고 있다.
이는 전일 4.53% 급락한 삼성전자는 이날 장중 2.37% 뛴 5만 1,800원까지 올라 상승세를 이어간 것과 달리 마감을 앞둔 오후 4시를 전후해 하락 전환한 데 이어 4만 원대로 마감했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을 거쳐 이틀 연속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이후 이날까지 총 13.2%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추락에 이날 코스피 역시 전일보다 1.78포인트(0.07%) 오른 2418.86에 마감하는 데 그치며 2420선 탈환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주가가 하락한 이유로 외국인의 이탈을 꼽았다. 실제로 외국인은 이날 4,772억 원 순매도해 13거래일 연속 ‘팔자’에 나서며 삼성전자를 외면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역대급 저점’이라는 인식에 개인이 3,724억 원을 순매수하며 장중 2.37% 오른 5만 1,800원까지 반등하기도 했으나 외국인의 매도세가 계속되면서 장 마감 직전 결국 하락 전환한 것이다. 지난 7월 이후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7월11일 장중 8만 8,800원, 시총 530조 원으로 고점을 찍었으나 넉 달 만에 시총 230조 원이 증발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고점 대비 주가는 44.2%나 하락했고 기술기업인 삼성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8배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어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에 “반도체 수요가 예상만큼 살아나지 않으며 업황이 부진한 여파가 크다”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재선을 확정하면서 대중 반도체 수출을 제한하고 반도체 지원을 축소할 것이란 우려도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날 삼성전자에 이어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도 5.41% 급락한 17만 3,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17만닉스’로 귀환했다. 다만, SK 하이닉스 대비 삼성전자의 주가는 유독 부진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이는 삼성전자에 깔린 업계의 경쟁력 악화 우려가 해소되지 않는 탓이다.
이에 대해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경쟁사와의 주가 차별화는 좀처럼 좁혀지지 못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 격차와 중국으로부터 추격당하고 있는 범용 D램 제품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의구심에서 비롯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여전히 엔비디아에 자사 HBM을 납품하지 못했고, 중국 CXMT(창신메모리)는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맹추격하고 있어 국내외 안팎의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위기론이 본격화된 9월 이후 외국인은 3거래일을 제외하곤 모두 삼성전자를 순매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기간 순매도액은 약 15조 원으로 코스피 전체 순매도(약 13조 원)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상반기 ‘10만 전자’를 외쳤던 증권가는 잇따라 눈높이를 낮췄다.
4만 전자 소식이 들려오자, 이날 키움증권은 목표주가를 9만 원에서 7만 5,000원으로, 미래에셋은 11만 원에서 8만 4,000원으로 대폭 하향하기도 했다. 증권가의 잇따른 목표주가 하향에 업계에서는 주가가 바닥권에 있다면서도,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지 못하면 반등이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제기된다.
한편, 이날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거시 경제 금융 현안 간담회를 열고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는 경우 적극적인 시장 안정 조치를 적기에 신속히 시행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넘어서자, 외환 당국이 사실상 구두 개입에 나선 모양새다.
구두 개입이란 보유 달러를 사고파는 실개입(직접 개입)과 달리, 시장에 개입하겠다는 메시지를 통해 환율 급등락을 줄이는 정책 수단을 말한다. 다만, 정부의 사실상의 ‘구두 개입’에도 원달러환율이 1,400원대를 웃돌며 환 손실을 우려한 외국인들의 공격적인 매도에 국내시장 시가총액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주가는 4만 전자로 추락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