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 ‘황금박쥐상’ 가격
금값 상승으로 10배 올라
27억→231억 원 수준
세금 27억 원을 투입해 제작한 전남 함평의 ‘황금박쥐상’이 최근 금값 상승에 따라 가격이 10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지난 2008년 설치된 황금박쥐상은 당시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잇달았지만, 현재는 금값이 치솟으면서 27억 원에서 231억 원으로 가격이 증가하며 좋은 투자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8일 한국표준금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순금은 1g당 13만 9,733원으로 1년 전 구매가인 9만 7,866원 대비 대폭 상승했다. 수치로 따지면 42%가량 치솟은 셈이다. 같은 기간 은 구매가도 약 53% 증가해 1g당 1,741원에 거래됐다.
최근 금값이 치솟으면서 지난 2008년에 제작한 전남 함평의 황금박쥐상의 현재 가격은 231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함평의 대표적인 상징물로 꼽히는 황금박쥐상은 지난 1999년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1급인 황금박쥐 162마리가 함평에서 발견된 것을 기념하여 제작됐다.
황금박쥐상은 높이 2.18m와 폭 1.5m의 규모로 제작하는 데 순금 162kg, 은 281kg 등이 사용됐다. 당시 제작 비용은 27억 원 수준이었다. 상당한 가격에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잇달아 발생했지만, 현재 10배 가까운 수익을 눈앞에 두면서 성공적인 투자였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아울러 지난 2010년 황금박쥐상을 제작하고 남은 금 19.31㎏, 은 8.94㎏, 보석 0.19㎏ 등을 활용해 제작한 ‘오복포란’의 가격도 치솟았다. 당시 6,6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세워진 해당 조형물은 현재 26억 9,824만 원의 값을 자랑한다.
과거 황금박쥐상은 황금박쥐 생태전시관 지하에서 전시 기간에만 관람할 수 있었으나, 올해 4월 함평나비대축제에 맞춰 함평 추억공작소 1층 특별전시관으로 위치를 옮겨 현재는 1년 내내 관람이 가능하다. 황금박쥐상을 이전하는 데에도 상당한 재원이 투입됐다고 한다.
황금박쥐상 이전에 투입된 비용은 약 5억 원으로 알려졌다. 황금박쥐상은 전시 장소가 변경된 이후 망치로 가격해도 깨지지 않는 3cm 두께의 방탄 강화유리 원통형 전시관 내에 보관되어 있다.
더하여 이곳에는 동작 감지기와 열 감지기, 적외선 감지장치 등이 설치됐다. 황금박쥐상은 보안업체와 연계한 무인경비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어 24시간 감시되고 있으며, 연 2,100만 원의 보험이 가입되어 있어 파손 및 분실 시 전액 보전이 가능하다.
실제 해마다 금값이 오르자, 지난 2019년 황금박쥐상은 절도에 노출되기도 했다. 당시 3인조 절도범들은 셔터를 뚫다가 경보가 울리자 도망갔고, 경찰에 붙잡혔다.
황금박쥐상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자 이상익 함평군수는 “함평군의 관광 효자상품인 황금박쥐상을 상시 공개할 수 있어 기쁘다”라고 밝히며 “다채로운 문화관광 콘텐츠로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할 수 있게 하겠다”라고 했다.
한편, 황금박쥐상과 비슷한 이유로 설치 당시 혈세 낭비로 비판받은 한강에 설치된 ‘괴물’ 조형물은 올해 6월 결국 철거됐다. 지난 2014년 1억 8,000만 원을 들여 제작한 괴물 조형물은 그간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서울시는 조형물 이전을 검토하다, 영화 제작사의 반대로 철거를 결정했다. 철거에 투입된 비용으로는 998만 5,000원이 소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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