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 회장 내한
‘YOLO’ 식 삶의 태도 꼽혀
“제대로 된 명품 향유 필요”
지난해 한국을 찾은 토스텐 뮐러 오트보쉬(Torsten Müller-Ötvös) 롤스로이스모터카 CEO가 한 유튜브 채널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인 명품 소비의 현주소에 대한 입장을 밝힌 가운데 한국인이 명품에 집착하는 이유도 전해 화제다.
지난 2023년 3월 28일 유튜브 채널 ‘아뜰리에’에는 ‘롤스로이스 계약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이날 영상을 통해 토스텐 CEO는 “한국에서 럭셔리가 이렇게 성장하는 이유는 명백히 젊은 층의 ‘YOLO’ 식 삶의 태도 때문인 것 같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현재 한국의 젊은 세대는 저축보다는 인생을 탐닉하고 즐기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이 태도가 사실상 럭셔리 산업의 연료가 됐다”라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그 덕분에 우리 롤스로이스가 많은 덕을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롤스로이스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디렉터 엠마 베글리는 “여러분이 럭셔리를 제대로 향유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하며 “그게 롤스로이스가 됐든, 명품 의류 및 쥬얼리가 됐든 럭셔리 그 자체와 그걸 누리는 당신 스스로에게서 즐거움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그게 우리 롤스로이스가 추구하는 방향이에요.”라고 전했다.
즉, 소유한 것과 소속된 것에 대한 즐거움을 주는 것이 롤스로이스가 추구하는 럭셔리의 방향이라는 것이다. 이어 엠마 베글리는 “물론 자랑도 할 수 있죠. 당신이 이룩한 것이니까요. 하지만 이게 단순히 “내 차 봐, 나, 이만큼 성공했어.” 이게 아닌 거죠.”라고 밝히며 “그건 극히 일부분인 거고 그보다는 내적인 것, 자아 성찰적인 것들도 작용하지 않나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토스텐 CEO는 “라이프스타일이 먼저고, 롤스로이스가 와야지 그 반대가 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초상화 하기 위해 달랑 롤스로이스 하나 있고 다른 게 빈 통이면 사실 더 우습죠.”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즉, 명품 소비가 먼저가 아닌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챙긴 뒤 따라오는 명품 소비가 진정한 ‘향유’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내수 침체가 한국 경제의 리스크로 떠올랐지만, 명품 소비는 ‘나 홀로’ 질주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지는 경기 악화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3사의 명품 매출은 5~10%로 일제히 성장세를 보이면서 ‘명품 불패’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22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 등 주요 백화점 3사의 올해 1~8월 명품 매출 신장률은 전년과 비교해 일제히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이 10.1%, 현대백화점이 10.0%로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고 롯데백화점은 5%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서 올해 내수 침체 영향으로 백화점 3사의 전체 매출 증가율이 1~5%대인 걸 감안하면 명품은 고공행진을 이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백화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엔데믹 이후 외국인 관광객들의 명품 수요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며 “특히 고환율로 다른 쇼핑 채널들의 매력도가 줄어든 상황에서 백화점이 제공하는 면세제도와 상품권 추가 증정 등의 혜택이 외국인 고객들의 명품 구매에 톡톡히 한몫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인의 명품 소비는 실제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지난 2022년 글로벌 투자기관인 모건스탠리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명품 소비 규모는 168억 달러(약 20조 9,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1인당 연간 소비액으로는 325달러(약 40만 원)로 세계 1위에 해당하는 것이다.
한편, 외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한국인의 유별난 명품 사랑 이유를 ‘삶에 대한 만족감 결여’에서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국 내 젊은 층의 명품 소비가 크게 늘고 있다는 점에 특히 주목해 경직된 한국 사회 계층 구조에 대한 절망이 명품 소비로 분출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일례로 블룸버그 통신은 한국의 명품 소비액이 미국과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선 원인을 집값 급등에 따른 주택 소유자들의 도취감과 주택 매입을 포기한 젊은이들의 고가품 대체 소비에서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일본판 뉴스위크의 경우 “집착으로까지 보이는 (한국인의) 명품 선호는 인생의 만족감 결여를 보상하려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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