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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금 100만 원으로 시작해 재계에 돌풍 일으킨 남자의 정체

임정혁 에디터 조회수  

율산그룹 신선호 회장
4년 만에 재계 13위
박정희 정부 자금 압박

자본금 100만 원으로 시작해 재계에 돌풍 일으킨 남자의 정체
출처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과거 동향 친구 7명이 단돈 100만 원을 가지고 창업해 재계 순위 13위에 올랐던 기업은, 창업 4년 만에 14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대기업으로 거듭났다. 젊은 인재들이 모여 창업을 통해 성공 신화를 일으켰던 그룹의 중심에는 신선호 율산그룹 회장이 있다.

율산그룹의 모태인 율산실업은 1975년 27세의 신선호 회장과 자신의 동향 친구 6명이 함께 시작됐다. 당시 젊은 패기와 행동력, 새로운 시각을 토대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 재계의 주목을 받은 율산 실업은 창업 초기 중동 지역에 시멘트를 수출하면서 입지를 다져나갔다.

당시 중동 지역의 항만 사정으로 인해 하역이 어려워지자, 헬리콥터와 무역선 등을 동원해 납기를 맞추는 등 남다른 행동력을 보여준 젊은 패기로 인해 중동 바이어의 절대적인 신임을 얻기도 했다. 이런 중동 시장이 율산그룹을 4년 만에 재계 13위로 올린 기반으로 작용했다.

중동 사업 덕분에 율산실업은 창업 첫해 340만 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렸다. 이후 신진 알루미늄을 인수해 재계를 놀라게 한 율산실업은 이듬해 금룡 해운과 동원건설을 잇달아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인수합병을 통해 율산실업은 1978년 종합 무역상사로 발돋움했다.

자본금 100만 원으로 시작해 재계에 돌풍 일으킨 남자의 정체
출처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는 율산실업이 금룡 해운과 동원건설을 인수한 1976년 4,300만 달러, 1977년 1억 6,500만 달러의 수출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에 율산은 설립 3년 만에 30배 수출성장률을 기록하며 13번째 종합상사로 등극한 것이다.

종합상사로 거듭난 1978년, 율산실업은 14개 계열사, 27개 해외지사와 6개 합작법인, 자본금 100억 원, 종업원 8,000명을 보유한 대기업으로 거듭났다. 율산실업은 그룹의 면모를 갖춘 뒤 1977년 서울종합터미널(1만 8,700여 평)을 서울시로부터 사들였다.

다만, 이런 율산실업의 성장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는 당초 율산이 급성장한 배경에 당시 정권의 수출 지상주의 정책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즉, 수출업체에 대하여 정권이 외국 바이어로부터 신용장을 받으면 이를 담보로 은행에서 즉시 현금을 찾을 수 있게 만들어 율산그룹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실제로 은행 대출금리가 25%를 넘나들었지만, 수출기업에 한에서는 연 6%로 유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금 100만 원으로 시작해 재계에 돌풍 일으킨 남자의 정체
출처 : KBS

율산그룹이 종합상사로 거듭났던 1978년 아이러니하게도 율산그룹의 위기는 율산그룹의 정점에서 찾아왔다. 이 시기 박정희 정부는 ‘8.8 투기 억제 조치’를 내놓았으며 율산의 수출 길은 막히기 시작했다. 연이어 건설경기가 심각한 침체에 빠지며 악화하는 등 율산그룹은 그룹의 존망이 걸린 싸움을 시작해야 했다.

여기에 1978년 사우디가 외국기업의 도소매업 진출을 법률로 막고 있었는데, 율산실업이 해당 규정을 일부 어기며 거액의 벌금을 물기도 했다. 해당 사건으로 인해 국내에서는 “율산이 조만간 사우디에서 쫓겨날 것”이라는 내용으로 와전된 소문이 흐르기 시작했으며, 율산그룹은 재빠르게 해명에 나섰으나 단자사들이 자금 회수에 나서며 그룹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이에 율산그룹은 주거래은행인 서울 신탁은행에 자금 지원을 요청해야 할 정도로 자금 사정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구제금융의 도움을 받았으나 별다른 효력을 보지 못했고, 결국 율산의 상황은 급속도로 악화했다. 은행관리에 들어가게 된 율산그룹은 1979년 신선호 사장이 업무상 횡령 및 외국환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수감되면서 그룹의 전 계열사가 일괄 부도 처리됐다.

출처 : MBC

다만, 율산그룹의 갑작스러운 부도를 두고 많은 이들이 의문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1979년 신선호 당시 사장이 3명의 청년에 의해 납치가 될 뻔하다 기지를 발휘해 탈출해 성공한 사건 직후 율산그룹이 몰락의 길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신선호 회장의 납치 사건은 대대적으로 기사화됐으며, 이 당시 신선호 회장이 납치 과정에 있어 범인들이 박정희 정부의 청와대 비서실에서 나왔다고 거짓말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이는 당시 좋지 않은 소문이 나돌던 청와대 비서실의 이미지를 더욱 추락시켰으며, 신선호 회장의 시대적인 결정적 실수로 꼽힌다.

해당 사건의 배경에 대해 정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으나 당시 서석준 경제수석은 이에 대해 “참 억울하게 당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즉, 율산그룹의 부도는 처리 과정에서 어떠한 정치적 판단이 개입한 결과라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출처 : 서울기록원

한편, 율산그룹의 부도 이후 외부와의 연락을 두절했던 신선호 회장은 지난 2000년 서울종합터미널에 센트럴시티를 건설하며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1976년 서울시가 율산에 매각했던 서울종합터미널 부지로, 당시 고속버스터미널 완공 시 소유권이전 등기를 필해주겠다고 제삼자 양도를 원천 금지해 놓은 땅으로 확인됐다.

이 계약으로 인해 부도 이후에도 해당 부지는 채권단에 넘어가지 않고 율산의 자산으로 남을 수 있었다. 이에 신선호 회장은 센트럴시티를 재기의 발판으로 삼았으나 영업 부진으로 1년 만에 경영권과 보유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난 2014년 신선호 회장이 한국 100대 부자 순위에 이름을 올리며 건재함을 표출하기도 했다.

이어 현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메리어트호텔, 호남선 고속버스터미널, 영화관, 대형 서점 등의 고품격 복합 생활 문화공간을 품고 있는 신세계 센트럴시티의 지분 38.14%를 신선호 회장이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불과 4년 만에 그룹을 세운 그가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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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혁 에디터
content@mobility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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