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대선 후보 테마주 급등
기업 실적과는 상관없어
주가 급등 후 급락 패턴 유의

지난해 국회의원 선거와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정치인과 관련된 종목들의 주가가 들썩인 데 이어 오는 4일 ‘탄핵 선고’를 앞두고 정치 테마주가 급변하고 있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테마주가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 테마주는 앞서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에 대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오리엔트정공, 동신건설, 형지엘리트 등이 한 차례 오른 바 있다.
오리엔트정공이 이재명 테마주로 꼽히는 이유는 이 대표가 청소년 시절 계열사인 오리엔트 시계에서 일한 적이 있고, 대통령 선거 출마 공식 선언을 한 곳이기 때문이다. 동신건설은 이 대표의 고향인 경북 안동에 본사를 두고 있다는 이유로, 형지엘리트는 이 대표가 경기 지사 시절 무상 교복 정책을 편 것을 이유로 이재명 테마주로 분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3월 27일 기준 오리엔트정공은 지난해 12월 3일 1,131원에서 4달이 채 되지 않아 9.8배가 뛰어오른 1만 1,100원에 거래를 마치기도 했다.
4월 2일에는 소프트캠프, 에넥스, 상지건설 등이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들 또한 이재명 대표의 테마주로 꼽히는 종목들이다. 소프트캠프는 대표가 이 대표와 대학 동문으로 알려지면서 테마주로 분류됐고, 상지건설은 사외이사가 이 대표 캠프에 합류하며 테마주에 포함됐다. 가구와 인테리어 사업을 영위하는 에넥스는 이 대표의 정책 수혜주 중 하나다.
이 밖에도 오리엔트정공, 오리엔트바이오, 형지글로벌, 형지엘리트, 형지아이앤씨, 동신건설, 이스타코, 일성건설, 비비안, 디젠스, 에이텍, 에이텍모빌리티 등이 상한가로 장을 마쳤다.

비비안은 이 대표의 사건 변호를 맡은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면서 테마주가 됐고, 에이텍은 최대 주주가 성남 창조경영 CEO 포럼의 운영 위원직을 맡은 것이 부각되면서 테마주로 꼽혔다. 이 외에도 다양한 이유로 각각의 종목들이 테마주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탄핵 심판 선고일이 다가오면서 ‘조기 대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탄핵이 인용될 경우 이후 60일 내 선거를 치러야 하는 만큼, 투자자들이 차기 대선 후보에 투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이유로 이 대표뿐만 아니라 여당 대선 후보로 지목되는 정치인들과 윤석열 대통령 테마주에도 변동이 있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테마주인 부방, 대상홀딩스, 태양금속, 오파스넷과 김문수 장관 테마주인 평화홀딩스, 대영포장도 주가가 상승했다.

조기 대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의 테마주인 토탈소프트뱅크와 경남스틸도 주가가 올랐다. 오세훈 서울시장 관련주인 진양산업, 진양화학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탄핵 기각을 염두에 둔 이들이 투자한 것으로 예측되는 윤석열 대통령 테마주 NE능률의 주가도 상승세를 보였다.
이들 종목의 주가 변동은 윤 대통령의 운명이 정해질 오는 4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총선 당시 주가 움직임을 고려하면 탄핵 인용 시에는 주가 급등락이 대선 전까지도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 같은 정치 테마주들은 과거의 사례만 살펴보아도 알 수 있듯 변동성이 심한 데다 특히 급등 후 급락을 이어온 만큼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정치 테마주가 실적 등과는 무관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폭탄 돌리기”라며 “급등기에 투자했다가 주식을 제때 매도하지 못하면 매일 상한가를 기록했던 것처럼 하한가 행진을 이어갈 수도 있다”라고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또한, 한 전문가는 “정치 테마주가 급등 이후 급락한다는 것을 알고도 ‘단타’를 노린 투자자들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주가 변동성은 더 커질 것”이라며 “투자 시 이를 꼭 유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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