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주공6단지 ‘사’ 상가
재건축 상가로 아파트 분양권
상가 재건축 사업 수익률 어려워

한때 부동산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상당했던 재건축 상가가 아파트 재건축 사업의 미운 오리새끼로 전락해서 충격이다. 이는 기존 상가 소유주가 아파트를 보상으로 받기 어려워졌고, 재건축이 진행되더라도 시장의 외면에 분양까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업계에서는 고덕자이로 재건축된 고덕주공 6단지의 상가에 이목이 쏠린다.
당초 이 단지에는 2개의 상가가 존재한다. 바로 ‘바’ 상가와 ‘사’ 상가다. 다만, 두 상가의 운명은 완전히 달라졌다. 이는 ‘바’ 상가의 경우 재건축을 마쳤지만, ‘사’ 상가는 폐허로 남았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고덕주공6단지는 진잔 2021년 재건축을 마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사 상가의 경우 현재까지 폐허로 남아있다. 이는 재건축 과정에서 생긴 갈등으로 해당 상가가 재건축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보다 앞서 지난 2010년 재건축 사업을 추진할 당시 상가 소유주들은 통합 재건축에 대해서 강한 반대 의사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조합 측이 거듭된 협상을 요구했으나, 상가 측이 무반응으로 일관하면서 상가를 제외한 아파트만 재건축에 들어간 것이다.
더하여 지난해 이 상가는 채권자인 대부업체가 경매를 통해 70억 원에 낙찰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초기 감정가는 126억 원에 달했으나, 세 차례의 유찰을 거치며 50억 원이 넘게 떨어진 것이다. 이에 채권 손실을 우려한 채권자가 직접 매입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재건축 사업 추진 초기 아파트 소유주와 조합 소유주는 상가 위치를 두고 갈등을 빚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재건축 사업에서 빠진 상가가 흉물처럼 덩그러니 방치되면서 주민들의 원성 역시 커진 상황이다. 이는 미관상으로 보기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단지에 끼치는 피해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당 단지의 특성상 신혼부부와 초·중·고등학생들이 많은 지역이라 주거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인근 입주민들 사이에서는 상가 개발을 진행해 병원, 학원, 마트 등 생활 시설이 입점하기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일은 비단 고덕주공 6단지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단지 내 상가가 있는 재건축 단지에서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현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재건축 조합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동별 구분 소유주 과반수와 전체 구분 소유주의 4분의 3, 토지 면적 소유주의 4분의 3 이상이 동의를 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이에 따라 상가동에서도 구분 소유주 과반수가 찬성해야 하는 것이다. 다만, 이들이 반대할 때 조합 설립조차 어려워 상가 소유주의 경우 적은 지분을 쥐고 조합원 자격으로 재건축 사업 전체를 뒤흔들 수 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일례로 최소 분양 단위 가액이 16억짜리인 아파트의 경우 정관 비율을 0.1이라고 가정했을 때 1억 6,000만 원 이상의 상가 내 지분이 있으면 아파트 분양권을 받을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고덕주공6단지 조합은 법원에 토지분할 소송을 내면서 상가를 분리한 채 재건축을 진행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상가 재건축은 진행하지 못했지만, 아파트 단지 재건축은 속도를 낼 수 있었다.

한편, 최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아파트 수천 가구가 들어서는 서울의 재개발·재건축 단지에서 상가 통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서울 강남권에서조차 상가 미분양을 겪으면서 재개발·재건축 조합들이 대행사에 상가를 통째로 넘기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상업용 부동산 거래액이 한 달 만에 반토막이 날 만큼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통매각 추진이 계속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상가는 아파트보다 면적당 분양가로 따졌을 때 비싸고, 대출 조건도 주택에 비해 좋지 않아 공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밝혔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