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분석으로 개인 맞춤화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
최근 한국에서도 점유율 증가

세계 최대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로 알려진 스포티파이는 2021년 2월 처음 한국에 진출했다. 당시 스포티파이는 유튜브 뮤직 및 멜론·지니뮤직·플로 같은 국내 토종 음원 플랫폼에 밀린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무엇보다 다른 나라에서는 제공하고 있는 무료 요금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 아쉽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스포티파이 프리’란 무료 모델을 내놓으며 상황은 역전됐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스포티파이의 월간 활성화 사용자(MAU)는 지난해 6월 161만 명에서 올해 2월 320만 명으로, 2배로 급증했다. 이는 지니뮤직과 플로를 앞지르고, 902만 명의 MAU를 기록한 유튜브 뮤직과 662만 명을 기록한 멜론을 추격하는 모양새다.

그렇다면 ‘스포티파이 프리’는 무엇일까? 이는 스포티파이의 프리미엄(Freemium) 비즈니스 모델이다. 프리미엄 비즈니스 모델이란 무료(Free)와 할증(Premium)이 합쳐져 만들어진 신조어다.
해당 서비스는 광고를 시청하기만 해도 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이는 유튜브 뮤직을 비롯한 국내 음원 플랫폼들이 모두 유료 요금제를 채택하고 있는 걸 생각하면 파격적인 조치라고 할 수 있다.

해당 모델은 어떻게 스포티파이의 사용자를 늘리는 데에 도움이 된 것일까. 우선, 스포티파이의 경우 한국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후발 주자로 시작했기 때문에 기존에 이미 다른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는 사용자들을 끌어들일 만한 ‘미끼’가 필요했는데, 이 미끼로 무료 서비스가 유효하게 작용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 관계자는 “이번에 늘어난 스포티파이 이용자의 상당수는 자신이 쓰던 음원 플랫폼 구독을 유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라며 “무료니까 부담 없이 사용해 보고 있는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어 그는 “사용자 경험을 늘려 무료 이용자를 유료로 전환하게 하는 게 스포티파이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스포티파이가 이용자 수를 늘릴 수 있었던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다. 스포티파이의 진정한 강점은 알고리즘을 통한 뛰어난 음원 추천 서비스다. 스포티파이는 음원 추천 기능을 통해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며 남다른 경쟁력을 유지해 왔다.
이러한 강점을 발전시키기 위해 알고리즘의 정확도를 높이는 인수합병(M&A)도 서슴지 않는 등 관련 기업에 대해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 왔다. 2013년에는 음악 추천 앱 ‘투니고’를 인수했고, 이후 음원 데이터 분석업체인 ‘에코네스트’와 데이터 분석 전문기업인 ‘시드사이언티픽’, 인공지능(AI) 기반 음악 추천 스타트업 ‘닐랜드’, 콘텐츠 추천 기업 ‘마이티 TV’ 등을 사들였다.

이러한 노력으로 매주 월요일 새로운 플레이리스트를 제안하는 ‘디스커버리 위클리’ 서비스, 새로운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추천해 주는 ‘프레시 파인즈’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음원 추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스포티파이의 홈 화면 또한 바트(BaRT)라는 AI 시스템의 결과물이다.
이런 장점이 맞물리면서 알고리즘으로 비슷한 강점을 지니고 있는 유튜브 뮤직의 ‘대체제’로 기능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스포티파이가 급성장하는 동안 국내 음원 플랫폼들의 이용자는 거의 변동이 없었지만, 유일하게 유튜브 뮤직만 1,045만 명에서 902만 명으로 143만 명이 줄었다. 이에 약진하고 있는 스포티파이가 전 세계에서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라는 점을 발휘해 한국에서도 1위를 차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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