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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발에 치일 정도” 유통업체 정복 꿈꾸던 기업, 이렇게 망했죠

윤미진 기자 조회수  

범 한신공영의 뉴코아그룹
김형종 회장 사위 김의철 설립
무리한 확장으로 1997년 해체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국내 대형 할인마트 시장을 장악했던 ‘빅3’(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마트)보다 더 이르게 박리다매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한 유통업계의 황제가 있다. 바로 뉴코아그룹의 김의철 전 회장이다.

1942년생인 김 전 회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한신보일러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1969년에는 그를 눈여겨봤던 한신공영 김형종 회장에 의해 한신공영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2년 만에 과장으로 승진했다. 여기에 그해 평사원 출신이던 김 전 회장은 김형종 회장의 맏딸과 결혼까지 하게 된다.

한신공영은 건설업을 영위하며 대규모 아파트 분양으로 크게 성장한 기업이었는데, 업종의 특수성 때문에 김의철의 안목이 크게 도움이 됐다. 김의철은 부동산을 보는 눈이 남들과 달랐기 때문이다. 1970년 당시 강남이 개발되지도 않았던 때에 김의철은 직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반포 일대의 땅을 매입했다. 이후 사들인 토지에 11차까지 존재하는 대규모 단지인 ‘신반포아파트’를 건설해 성공시킨다. 이 아파트로 한신공영은 큰 이익을 거두었다.

이 성공을 계기로 한신공영은 종합건설업체로 성장했지만,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1978년부터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아파트 내 상가 분양 이외에 유통업에도 관심을 가졌다. 이에 김 전 창업주는 뉴코아 유통이라는 별도 법인을 세워 아파트를 성공시켰던 반포에 ‘뉴코아 슈퍼마켓’을 앞세워 유통업에 뛰어들었다.

출처 : 유튜브 채널 '소비더머니'
출처 : 유튜브 채널 ‘소비더머니’

슈퍼마켓은 영업 5개월 만에 월 매출 1,000만 원을 돌파할 정도로 엄청난 상승세를 보였고, 김 전 회장은 이 자금을 기반으로, 공격적으로 매장 수를 늘려 나갔다. 뉴코아쇼핑센터의 순항과 한신공영 경영권 승계가 맞물리면서 김 전 회장에게도 전환점이 찾아왔다.

한신공영은 뉴코아쇼핑센터가 포함된 상가사업부를 별도의 법인으로 분리했다. 1993년 뉴코아와 한신공영의 분리가 마무리되자, 김 전 회장은 빠르게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1994년에는 인천과 평촌점에 백화점을 지었고, 1995년에는 할인마트인 ‘킴스클럽’을 설립하면서 창고형 할인점 사업에 진출했다. 당시 그가 1994년부터 1996년까지 3년 동안 개설한 백화점과 할인점의 수는 17개에 이르렀다.

출처 : MBC
출처 : MBC

그러나 이 같은 공격적인 점포 확장은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이어지면서 문제가 됐다. 차입금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불어난 것이다. 입지가 중요한 유통업의 특성상 1개 점포를 확장하는 데 당시 기준으로만 최소 1,000억 원 이상이 소요됐기 때문이다.

이에 1996년까지 확장한 17개 점포로만 계산해도 최소 1조 7,000억 원 이상이 차입금으로 묶여 있었다고 추산된다. 실제 1996년 말 뉴코아그룹의 재무 상황은 좋지 않았다. 자본금 2,117억 원, 매출 2조 2,788억 원, 부채 2조 5,912억 원이었다.

출처 : KBS
출처 : KBS

결국 1997년 IMF 상황을 맞닥뜨리면서 뉴코아그룹은 차입금을 감당하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다. 11월 뉴코아와 뉴코아 종합 기획, 뉴타운 건설, 뉴타운 기획, 시대 종합건설, 시대 물산, 시대 유통, 시대 축산 등 계열사들의 해체가 진행됐다. 주력 기업이던 뉴코아는 1999년 법정관리를 거쳐 2003년 이랜드에 인수되었다.

김 전 회장은 1998년 사장직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계열사 가운데 살아남은 뉴타운 사업을 씨마유통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이를 발판으로 재기를 시도했다. 씨마유통을 통해 1998년 부천에 패션쇼핑몰 ‘씨마1020’을 열었고, 온라인 쇼핑몰 업체인 비투올네트를 통해 국내 최초의 할인쇼핑몰을 열기도 했다.

출처 : 유튜브 채널 '시간여행자'
출처 : 유튜브 채널 ‘시간여행자’

그러나 이는 오래가지 않았다. 김 전 회장이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김의철 전 회장은 357억 원을 대출받아 빼돌리고 1억 5,000만 원가량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2002년 징역 2년과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2003년 말에도 회사채를 이용해 경제 범죄를 저질렀다. 허위 재무제표 작성을 통해 1,490억 원을 대출받고, 1,374억 원에 달하는 회사채를 발행한 것이다.

이후에도 김의철 전 회장은 재기를 위해 노력했으나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현재는 은둔 생활을 고수하면서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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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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