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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없어서 못 사는데” 한국에서 쌀 재배 줄이는 이유

이시현 기자 조회수  

기후 위기로 쌀 부족 겪어
안정적 식량 기반 구축 필요
정부 차원 제도 개선 시급

출처 : 셔터스톡

한국과 일본은 전통적으로 농경문화를 기반으로 쌀을 주식으로 삼아 온 만큼 쌀을 자급해 왔다. 게다가 쌀의 품질 면에서도 한국과 일본이 다른 지역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한국과 일본은 쌀의 고급 품종 육성과 농업 기술 모두 극도로 발전한 나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일본에서는 ‘쌀 대란’이 발생하면서 최근 1년 사이 쌀값이 94.6%까지 폭등했다.

일본의 농림수산성은 전국 수퍼 약 1,000곳의 쌀 판매 가격을 확인해 발표하는데,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2일까지 판매된 쌀 5kg의 가격은 3,952엔(약 3만 8,600원)이었다. 이는 평균적인 가격으로, 물가가 비싼 도쿄에선 5,000엔이 넘는 경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문제는 일본산 쌀뿐만 아니라 수입 쌀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여름 미국산 칼로스 쌀 5kg의 가격은 1,800엔 정도였지만, 지금은 2배가량 올랐다.

이에 일본 정부는 쌀값 안정을 위해 지난 2월 14일 최대 21만 톤의 비축미 방출을 결정했다. 일본 정부가 재난·재해가 닥친 긴급상황 이외에 수급 조절을 위해 비축미를 시장에 방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3월 5일자 니가타일보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후에도 일본 쌀 가격은 진정되는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출처 : 이천시

전체적인 생산량 감소
정부의 쌀 관리 도외시

이에 일본 언론은 쌀의 품귀 현상이 장기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쌀 수요가 줄고 외국과 무역협정을 하나둘씩 체결하면서 정부가 쌀 관리에서 손을 놓았기 때문이다. 1995년 식량관리법을 폐지한 데에 이어 2018년 감반제도도 없애면서 정부에서 결정하던 쌀 생산 계획을 각 지자체가 농가와 협의해 결정하기 시작했다. 일본은 원래 쌀 시장을 강하게 통제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극심한 식량난을 겪었기 때문이다. 1942년 식량관리법을 제정해 쌀 생산, 집하, 배급량을 사실상 정부가 모두 계획했다. 생산이 과해진 1971년에는 정부가 논 면적을 정하고, 이로 인해 농사를 짓지 못한 이들에게 보조금을 주는 감반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나 해당 제도들이 모두 폐지되면서 변동직불금(목표 가격 미달 시 차액 일부 지급)과 고정직불금(재배 면적당 주는 보조금)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실제 일본의 민간 쌀 재고량은 2024년 6월 말 기준 156만 톤으로 전년 대비 41만 톤이 감소했다. 이는 199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전체적인 생산량 감소로 인해 감소량이 전체 소비량 대비 6%에 불과함에도 쌀 부족과 가격 급등이 발생했다.

출처 : 이천시

한국, 쌀 생산 과잉국
제도적 개선 시급해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떨까. 우리나라는 오히려 쌀 생산 과잉을 겪고 있다. 한국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5년 기준 한국의 쌀 식량자급률 평균은 약 98%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정부는 올해 쌀 생산 과잉으로 인한 쌀값 하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배 면적 감축 정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69만 8천 헥타르의 11%인 8만 헥타르가 목표치다.

김상효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동향분석실장 또한 관련해 “우리나라의 옥수수나 밀은 자급률이 낮지만, 쌀 자급률은 높다”라면서 “우리나라 쌀 수급과 관련해 현재 일본의 민간 재고량 부족과 같은 상황이 쉽게 오진 않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 또한 이와 같은 흉작이나 수요 급증 등의 돌발 상황에 대비하지 못한다면 농산물 시장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1990년대 쌀 수출국이던 필리핀도 식량 생산을 소홀히 한 결과 지구촌 최대 쌀 수입국으로 전락했다. 이같은 결과는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한국 농업의 미래를 위해서는 기후 변화에 강한 대체 작물 개발과 고품질 농산물 생산 경쟁력 강화가 중요하다. 또한, 갑작스러운 공급과 수요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 점검과 함께 농민 및 농경지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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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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