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역대 최단 기간 100만 봉 돌파
제빵 사업 계열사 롯데웰푸드 보유
해태제과, 웅진식품 출시에도 불참

국내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SPC삼립에서 출시한 ‘크보빵(KBO빵)’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협업한 이 제품은 9개 구단별로 대표 선수와 마스코트가 포함된 ‘띠부씰’이 들어있다.
삼립 크보빵은 ‘라이온즈 블루베리 페스츄리’, ‘타이거즈 호랑이 초코롤’, ‘베어스 곰발바닥 꿀빵’, ‘트윈스 쌍둥이 딸기샌드’, ‘위즈 빅또리 초코바닐라 샌드’, ‘랜더스 소금버터 우주선빵’, ‘이글스 이글이글 핫투움바 브레드’, ‘다이노스 공룡알 흑임자 컵케익’, ‘히어로즈 영웅필승 자색고구마팡’ 등 9개 구단별로 하나씩 제품이 출시됐다.

야구 배트 모양으로 제작한 33cm 길이의 롤케이크 ‘홈런배트롤’을 포함하면 모두 10종이다. 제품 속에는 9개 구단별 대표 선수 20명과 마스코트가 포함된 띠부씰 189종, 2024 프리미어12 대표팀 라인업으로 구성된 스페셜 띠부씰 26종 등 모두 215종의 띠부씰이 있다. 이번 ‘크보빵’은 KBO가 ‘띠부씰’을 활용한 첫 번째 마케팅 사례이다.
크보빵은 출시 3일 만에 100만봉이 판매되면서 삼립이 출시한 신제품 중 역대 최단 기간에 100만 봉을 돌파했다. 지난 13일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진행한 예약판매는 하루 만에 품절되기도 했다.

특히 선수 띠부씰은 온라인 상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1,900원이라는 비싸지 않은 가격에 굿즈를 구매할 수 있는 데다 MZ 세대들의 컬렉션 욕구에도 부합하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원하는 선수의 띠부씰을 얻었다는 인증 글들이 올라오고, 현역 야구선수마저 본인의 SNS에 크보빵을 언급했다.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에선 띠부씰 거래도 이루어질 정도다.
출력 과정 중 오류로 선수들의 눈코입이 비정상적으로 크게 나온 스티커들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팬들에게 “진정한 스페셜 리미티드 에디션”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웃음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흥행에 웃지 못하는 구단도 존재한다. 바로 롯데 자이언츠다. 이번 빵 출시에 롯데 자이언츠 구단은 제외되었기 때문이다. 삼립SPC 관계자는 롯데 빵이 출시되지 못한 이유에 대해 “KBO 사무국을 통해 10개 구단에 모두 제품 출시를 위한 업무 협조를 요청했다”라며 “롯데 구단은 함께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들어 어쩔 수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한국야구위원회와 제과업체의 협업 제품에 롯데 구단이 참여하지 않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7월 해태제과에서 출시한 ‘지역 한정판 홈런볼’ 제품도 롯데 자이언츠가 빠진 9종으로 출시됐다. 지난 22일 프로야구 개막일에 맞춰 웅진식품에서 출시된 ‘하늘보리 KBO 에디션’에서도 롯데는 제외됐다.
이는 롯데 그룹의 계열사 가운데 하나인 롯데웰푸드와 롯데칠성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롯데는 현재 롯데웰푸드에서 ‘기린’ 브랜드로 제빵 사업을 하고 있으며, 롯데칠성에서 음료 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롯데자이언츠 구단 수익 가운데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모기업 광고 비중을 고려하면, 라이벌 회사 제품 출시에 긍정적인 대답을 내놓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중계권료와 입장 수익료 등으로만 구단을 운영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에 광고 수입 또한 고려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에 소외된 롯데 팬들은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핵심은 띠부씰이 아니다”라며 “너희가 해도 시원찮을 콘텐츠를 뺏긴 데다가 리그 전체가 다 재밌게 즐기는데 그걸 자존심 세운다고 혼자 빠져서 팀 팬만 소외감 느끼게 하는 게 핵심이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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