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농심
해외에서 바나나킥, 새우깡 소개
재치 있게 토크쇼로 순화

K-푸드 열풍의 중심에는 K-드라마와 아이돌들의 영향이 크다. 한 관계자는 “갈비 같은 요리가 아니라 아이돌이 먹고, 유튜브나 넷플릭스에 노출되는 만두·치킨·김밥 같은 제품이 주로 소비되고 있다”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실제 아이돌의 최애 간식으로 소개되어 시총이 크게 불어난 회사가 존재한다. 바로 농심이다.
지난 10일(현지 시각) 제니는 첫 솔로 정규 앨범인 ‘루비(RUBY)’의 홍보를 위해 미국의 인기 토크쇼 ‘제니퍼 허드슨 쇼’에 출연했다. 이날 제니는 홍보 과정에서 가장 좋아하는 과자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과자로 농심의 ‘바나나킥’과 ‘새우깡’, 오리온의 ‘고래밥’ 등을 언급했다.
특히 그는 바나나킥을 들어 보이며 “어렸을 때부터 가장 좋아했던 과자”라고 소개하며 진행자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이에 제니퍼 허드슨이 직접 과자를 맛보고 “식감이 정말 독특하다”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후 SNS에서 제니가 언급한 한국 스낵류가 글로벌 트렌드로 떠오를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그중에서도 농심이 가장 큰 수혜자로 꼽혔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최근 4일 연속 주가가 상승하며 시가총액이 2,640억 원 증가했다.
이는 라면 가격 인상 효과도 일부 작용했지만, 글로벌 스타로 자리 잡은 제니의 영향력이 작용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제니의 발언이 브랜드 인지도와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사례라며, ‘셀러브리티 효과(Celebrity Effect)’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국내 방송에서 특정 브랜드와 상품을 직접적으로 노출하는 것은 PPL(간접광고)이나 협찬인 경우만 가능하지만, 이번 토크쇼에서는 제니가 직접 해당 제품들을 골라 소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농심은 앞서 블랙핑크의 또 다른 멤버인 로제가 영국 유튜브 채널 ‘LADbible Entertainment’에 출연해 자신이 좋아하는 과자로 ‘매운 새우깡’을 소개하며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린 적이 있다.
농심은 광고비를 전혀 들이지 않고 전 세계에 제품을 알리는, 특별한 기회를 얻게 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블랙핑크 같은 글로벌 아티스트의 영향력은 막강하다”라면서 “K-컬처와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특정 제품을 언급하면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수출 확대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기업들은 이러한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해외 마케팅 전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이에 농심 또한 공식 인스타그램 채널에 바나나킥과 매운 새우깡이 토크쇼에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흔한 월드클래스 스낵들의 대화’ 콘셉트로 재치 있게 표현한 콘텐츠를 올리고 해당 소식을 공유했다.
한편, 라면 부문에서 부진을 겪고 있는 농심이 이번 일로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해 농심은 연간 4.7%, 4분기에는 2.4%를 기록하며 뚜렷한 수익성 악화를 드러냈다.

특히 해외 부문에서는 지난해 삼양(1조 3,359억 원)이 1조 3,037억 원을 기록한 농심을 제치기도 했다. 신라면을 주 제품으로 내세운 농심은 “신라면은 해외 매출 비중이 약 60%에 달할 정도로 글로벌 브랜드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라며 “매운맛을 선호하는 국가를 중심으로 한 적극적인 신라면 마케팅을 진행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글로벌 전략을 수정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농심은 미국과 중국에 생산법인을 보유하고 있으나 해외 매출 비중은 30% 수준에 그치며, 규모 면에서도 경쟁사인 삼양식품보다 적다.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농심이 사업 구조를 개선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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