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쿠르트 윤덕병 회장
팔도 한국야쿠르트 라면 부문 분리
최근 신사업 줄줄이 실패로 영향받아

1971년에 설립된 대한민국의 대표 유제품 회사인 한국야쿠르트는 야쿠르트 혼샤와의 합작사로 설립된 기업이다. 지난 2021년 한국야쿠르트는 사명을 hy(에이치와이)로 변경해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사명을 바꾼 한국야쿠르트의 현주소는 어디일까?
hy는 지난 1969년 군인 출신인 창업주 윤덕병이 세운 삼호 유업에서 시작했다. 윤덕병 창업주는 과거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정 경호실에 근무한 경호실장 출신 군인으로 알려졌다. 삼호 유업을 만든 윤덕병 회장은 삼호 유업의 설립 6개월 만에 한국야쿠르트 유업(주)을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초대 사장으로는 윤덕병 창업주의 사촌 형이자 병리학을 전공한 윤쾌병 박사가 추대됐다. 다만, 실제 경영은 대표이사가 맡고 있었다. 설립 초기 국민은 야쿠르트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는 상태였다. 더하여 ‘균을 왜 돈 주고 마시냐?’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한 시기였다.
이에 한국야쿠르트는 부정적인 인식을 타개하기 위해 1971년부터 야쿠르트 아줌마 제도를 도입했다. 같은 해 안양공장을 세우고 이듬해 비락우유를 인수했다. 이때 중앙연구소를 세워 그룹의 주력사업인 야쿠르트 제조에 힘을 쏟았다.
야쿠르트의 인기로 이득을 본 한국야쿠르트는 1978년 평택공장의 준공 이후 화장품업체 호중화학을 설립했다. 이어 1982년에는 일본 라면수프 제조업체인 이찌방 식품과 기술제휴를 맺고 이듬해 ‘팔도라면’을 출시했다.
또한, 1995년부터 충남 천안공장을 세워 음료 사업에 진출해 이듬해 법인명을 한국야쿠르트로 바꾸고 본격적으로 여러 사업에 뛰어들었다. IMF로 나라의 경제가 흔들리던 시절 한국야쿠르트는 비락으로부터 음료 사업 부문을 인수한 뒤 2004년 파스퇴르유업을 인수하는 등 인수합병에 힘을 실었다.

더하여 2006년에는 나드리화장품을 대상그룹의 계열사로 알려진 UTC인베스트먼트에 팔며 플러스 자산운용을 인수했고, 2009년에 능률교육을 인수한 후 2012년에 라면 사업 부문을 (주)팔도로 분리한 바 있다. 즉, 윤덕병 창업주의 손에서 탄생한 삼호 유업이 국내 야쿠르트 시장을 대표하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현재 hy는 한국이 61.8%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며 일본이 38.2%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합작 계약 당시 지분 비율 7(대한민국):3(일본)가 약소한 차이가 있다. 특히 설립 초기 3년 동안에는 판매액의 3.5%를 일본 야쿠르트에 로열티로 지급하며 일본기업이 아니냐는 비판도 받았다.
그러나 현재는 독자적인 경영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1년 사명을 바꾸겠다고 설명한 hy는 최근 해외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지난해 9월 글로벌사업 부문을 신설한 hy는 대표 제품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을 중국에 출시하고, 지난 1월에는 미국 내 대표 한인 마트인 H 마트에도 입점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오는 하반기엔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 시장에도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hy가 해외 시장에 주력하는 전략을 선택한 것은 최근 국내 발효유 시장이 침체한 영향으로 보인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국내 발효유 소비량은 2019년 58만 톤(t)에서 2023년 48만 톤으로 17.3% 하락했다. 이는 저출산 기조와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유제품을 찾는 소비층이 줄어든 결과다.
이에 hy는 사명을 변경한 뒤 야쿠르트를 비롯한 여러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에 따라 2023년 1조 5,191억 원으로 16.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023년 274억 원으로 적자로 전환하며 쓴 고배를 삼켰다. 당시 당기순손실도 286억 원으로 2020년 이후 4년 연속 적자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hy가 적자의 늪을 면치 못하는 것은 신사업이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이는 종합 유통회사를 꿈꾸며 사명까지 바꾼 hy는 2020년 7개였던 자회사를 2024년 15개로 여러 사업 영역을 크게 확대한 것과 달리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hy를 두고 “종합 유통회사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는 좋았으나 사업다각화로 인한 성과를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더하여 업계에서는 hy가 신사업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해외 시장 진출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시각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편, 현재 hy 그룹은 윤덕병 회장의 막내아들인 윤호중 회장이 이끌고 있다. 다만, 부친이 세웠던 소유-경영 분리 원칙에 따라 현재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지난 2014년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 이후 공식적으로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으며, 미래성장동력 발굴에 집중하는 신사업 투자와 기업 인수에 전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