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호텔앤드리조트 아워홈 지분 인수
지분 59% 8,695억 원에 인수계약 체결
대기업 구내식당 입찰 개방에도 과점 논란

최근 한화그룹이 국내 2위 급식·식자재 업체인 아워홈을 인수하기로 하며 5년 만에 다시 급식·식자재 유통업에 뛰어들게 된 가운데 이를 둘러싼 ‘대기업의 횡포’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이사회를 열어 아워홈 지분을 인수하고 우리집에프앤비(가칭)를 신설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인수 대상은 구본성 아워홈 전 부회장, 구미현 아워홈 회장 외 두 명이 보유한 아워홈 주식 총 1,337만 6,512주(8,694억 원)로 알려졌다. 아워홈 지분 인수를 통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아워홈 전체 지분의 58.62%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 자리 잡았다.

현재 아워홈은 오너 일가의 네 남매인 구본성 전 부회장(38.56%), 구미현 회장(19.28%), 구명진 전 캘리스코 대표(19.6%), 구지은 전 부회장(20.67%)이 각각 보유했다. 한화 측은 최근 성장세를 보이는 식품 산업을 적극 공략해 새 성장동력을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2,500억 원을 출자해 설립한 우리집에프앤비를 통해 주식매매 계약상 당사자 지위와 권리, 의무를 이전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이사회를 연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식음(F & B) 사업 부문 역량 강화와 식음·숙박 사업 등 타 사업 부문과의 시너지 창출을 위해 아워홈 인수 본계약 체결을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이사회 측은 “본건 거래 대상 회사의 주주인 구명진(고 구자학 아워홈 회장 차녀)·구지은(전 아워홈 부회장)이 주식 처분금지 가처분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구명진 씨와 구지은 전 부회장은 아워홈 지분 매각을 반대해 왔기 때문이다. 다만, 이사회는 이들이 가처분을 제기할 때 매도인들과 협의해 가처분 재판에 보조 참여하는 등 공동 대응을 예고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단체급식, 식자재 유통 등 최근 성장하고 있는 식품산업 공략을 통해 새 성장동력 마련하는 동시에 보다 높은 품질의 F & B 서비스 제공을 위해 인수에 참여하게 됐다”라면서 “한화 유통 서비스 부문과 아워홈의 다양한 시너지를 통해 국내외 식품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화그룹은 지난 2020년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식자재유통·단체급식 사업 부문(현재 푸디스트)을 국내 사모펀드인 VIG파트너스에 매각하면서 철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철수 5년 만에 다시 급식·식자재 유통업에 재차 뛰어들며 김동선 부사장의 ‘푸드테크’ 사업 확장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동선 부사장은 지난 2022년 한화갤러리아에 합류한 뒤 이듬해인 2023년 미국 햄버거 브랜드인 파이브가이즈를 국내에 론칭하기도 했다.
이어 지난해 3월 ‘로봇 피자’로 알려진 미국 스텔라 피자를 인수하며 F & B 사업을 대대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또한, 한화가 인수한 아워홈 역시 기업 간 거래(B2B) 식자재 유통 사업에서 CJ프레시웨이에 이어 국내 매출 2위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아워홈의 식자재 유통 사업이 그룹 전체 F & B 사업에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한화그룹의 아워홈 지분 인수를 두고 과거 논란이 되었던 대기업의 ‘구내식당’ 독과점 문제가 재조명되고 있다. 실제로 4년 전 단체급식 시장에 대기업이 진출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무이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대기업들은 급식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하며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정부의 거듭된 압박 공세가 이어지자, 삼성은 물론 LG, 현대(현대차, 현대중공업, 현대백화점), CJ, 신세계, LS 등 8개 대기업이 등 떠밀리듯 단체급식 사업자 입점 일감 개방을 약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구내식당 위탁운영 사업의 독식 문제는 불거지고 있다. 특히 지난 2023년 기준 6조 원대로 추산되고 있는 국내 단체급식 시장은 삼성웰스토리, 아워홈, 현대그린푸드, CJ프레시웨이, 신세계푸드 등 상위 5개 업체가 시장의 80%를 과점하고 있다.
즉, 한화가 아워홈의 지분을 인수함에 따라 삼성, 한화, 현대 등이 시장을 지배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기업의 횡포’라는 명칭으로 향후 시장 독과점이 더욱 커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번 매각을 두고 급식시장이 촉각을 세우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는 “단체급식 산업은 일반적으로 매출액에 비해 영업이익과 순수익이 낮아 보이지만 안정적인 사업이기 때문에 실제 가치는 훨씬 더 높다고 봐야 한다”며 “단체급식 산업이 가진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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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해처먹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