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재건축 단지
최고 층수 35층~49층 고민
50층 이상 인허가 절차 증가
서울 주요 지역의 재건축 추진이 활발히 진행되는 가운데 서울에서도 동네마다 주로 선호하는 최고 층수가 달라 이목이 쏠린다. 압구정동·성수동의 경우 70층 이상의 초고층 재건축 재개발을 밀어붙이기도 하며, 개포동의 경우 최고 층수 35층을 추진하는 등 다른 양상을 보인다.
28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동 소재의 개포주공 6·7단지 재건축 조합은 최근 조합원 설문조사를 통해 최고 층수 선호도 현황을 집계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존의 최고 층수 계획인 ‘35층’을 선호한다는 답변이 79.7%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반면 ‘49층’을 원한다는 답변도 13.2%로 집계돼 일부를 차지했다. 해당 조합은 올해 4월 말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신청하여, 곧 인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비 업계에 따르면 개포동 소재의 개포주공 단지는 앞서 1·2·3·4·8·9단지가 재건축 이후 입주까지 마친 상태에서 남은 5단지와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는 6·7단지가 최고 층수 35층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어 올해 초 조합설립인가 신청을 마친 개포우성7차도 최고 층수 35층의 재건축을 예정하고 있다. 다만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는 현대1차·경남·우성3차는 지난해(2023년)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안이 확정되면서 최고 50층으로 재건축된다.
당시 서울시는 준공된 지 40년 가까이 된 개포택지개발지구에 속한 3개 아파트 단지의 신속통합기획을 확정하며 최고 층수 50층, 2,340가구 규모의 재건축을 예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하여 서울시는 현대1차·경남·우성3차 재건축에 대해 양재천 공원과 바로 맞닿은 입지의 장점을 살려 녹지와 수변이 어우러진 친환경 수변 특화 단지로 거듭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강남구 대치동 소재의 은마아파트와 일부 재건축 예정 단지의 조합은 최고 층수 49층 안팎으로 재건축을 추진하는 경우가 상당수 확인됐다. 대치미도는 최고 50층을, 대치우성1차와 대치쌍용2차는 최고 49층을 각각 추진한다.
이어 서초구 반포동의 대표 재건축 단지인 신반포 2차는 신통기획 가이드라인과 한강변 층수 규제 완화를 통하여 최고 49층으로 재건축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현행 건축법상 초고층인 ‘50층 이상’의 건물은 고난도 기술이 요구되며, 피난 안전 구역 및 소화설비와 같은 인허가 절차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결국 사업비도 폭증하다 보니, 대부분 단지는 최고 35층과 49층 사이에서 고심하는 상황이다. 또한 재건축 조합은 인근 단지 간 경쟁을 비롯해 정책적 영향, 사업 기간·공사비 등도 고려하여 최고 층수를 선택한다.
정비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층수 규제가 풀린 만큼 ‘최고 49층’을 추진하는 분위기가 우세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초 서울시는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안’을 공시하며 최고 층수 ‘35층 높이 제한’을 삭제했다.
또한 정비사업과 같은 별도의 도시관리계획 수립 절차를 밟은 경우 제2종일반주거지역의 7층 높이 규제를 없애는 등 족쇄도 풀리기도 했다. 안전상의 이유 및 경관 보호와 같은 이유로 고도 제한을 받지 않는 한 재건축 추진 단지들은 사실상 자유롭게 층수를 검토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 한 관계자는 “은마아파트는 과거에도 최고 층수 49층을 고집했지만, 박원순 시장 체제의 ‘35층 룰’로 층수 계획을 변경한 것이다”라고 밝히며 “그때 개포동에서 최고 35층으로 허가를 받은 곳들이 현재 신축단지가 됐고, 은마아파트는 아직도 착공을 못 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장이 바뀌며 최고 층수 49층으로 재차 변경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한편, 한강변 돌출부에 자리 잡아 최고의 입지를 자랑하는 압구정동과 성수동 일대는 ‘랜드마크’가 되면 평당 가격이 치솟을 것으로 전망하며 최고 층수 70층대 이상 초고층 재건축단지를 밀어붙이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부동산 시장은 양극화 현상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들 아파트 단지는 해당 현상에도 사업성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외에도 서울시가 여의도 지구 초고층 재건축에 속도를 내며 여의도 소재의 일부 단지가 초고층을 추진하고 있으며, 송파구 잠실동에서도 뛰어난 입지를 자랑하는 한 단지는 최고 층수 70층 안팎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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