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매주 금요일 ‘라면 데이’
1965년 창립 이후 59년째 지속
제품 테스트 직원들 평가 적합해
최근 이어지고 있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 현상으로 국내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저렴한 가격으로 양질의 음식을 제공하는 구내식당이 있어서 화제다. 특히 지금 같은 고물가 시대에 회사 구내식당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또 하나의 ‘복지’로 꼽히기도 한다.
실제로 한 대기업은 매주 금요일, 전 직원이 구내식당에 모여 앉아 라면을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해외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K라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주역으로 꼽히는 ‘신라면’과 ‘짜파게티’의 제조사 농심이다. 농심은 매주 금요일 구내식당에서 라면을 제공하는 ‘라면 데이’를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평균 800봉지, 비 오는 날이나 신제품이 메뉴로 나오는 날엔 최대 1,000봉지의 라면이 소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2016년까지 농심은 라면 데이를 통해 소비한 라면 양만 약 250만 개에 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라면 데이는 지난 1965년 9월 창립 이후 59년째 이어오고 있는 행사로 일주일에 한 번씩 맛보는 ‘특식’을 넘어 고유의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이어 실제로 라면 데이를 겪어본 임직원들에 따르면 단순히 라면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닌 자사 라면과 잘 어울리는 식단을 구성해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여름에는 ‘둥지 냉면’을, 비가 오면 ‘신라면’을 제공하는 등 상황에 맞춰 수시로 주재료로 쓰이는 라면의 종류가 바뀌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최대 1,000인분에 달하는 라면을 맛있게 끓이는 것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라면 조리를 책임지고 있는 구내식당 영양사는 이에 대해 “최대 1,000인분가량의 라면을 맛있게 끓이는 데는 주방 직원들과 농심 라면 연구원들의 끊임없는 소통이 큰 몫을 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그는 “배식 과정에서 면발이 불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조리 시간을 30초 단축하고, 짜장 라면이나 비빔면은 연구원들의 조언에 따라 적정 비율의 짜장 소스로 만들어 뿌리는 등 다년간 축적된 노하우가 숨어있다”고 부연했다.
농심의 라면데이는 지난 2018년 MBC ‘구내식당-남의 회사 유랑기’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알려지며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59년째 농심이 라면 데이를 고집하고 있는 이유는 제품을 직접 개발하고 만들고 홍보하고 판매하는 직원들의 입맛과 평가가 가장 정확하다는 고집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농심 연구진들이 라면 데이에서 제품 개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직원들이 맛본 라면의 평가를 실제 제품 개발에 활용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농심의 한 관계자는 “라면 데이에 나왔던 ‘홍합 짬뽕’, ‘바지락칼국수’ 등 기존 농심 제품에 색다른 재료를 넣은 라면을 먹으면 연구에 많은 참고와 도움이 돼 식당 조리사님들께 한 수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농심의 신춘호 회장 역시 라면 데이가 되면 집무실에서 직접 맛을 보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박준 대표이사 등 농심 최고 경영진들은 라면 데이 때 종종 구내식당을 찾아 식사를 즐기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심의 특색있는 ‘라면 데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라면회사에서 라면 점심이라니…. 물릴 듯”, “라면회사가 직접 끓인 라면이면 맛있을 것 같다”, “1,000인분을 어떻게 면발이 안 불게 끓이지. 조리사분들 실력이 대단한 것 같다”와 같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매주 금요일 임직원들에게 ‘라면’을 제공하는 독특한 복지로 유명해진 농심은 다양한 복리후생 제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농심 임직원들은 ‘라면 데이’ 뿐만이 아닌 ‘해피데이’라는 제도로 매월 셋째 주 금요일 1시간씩 일찍 조기 퇴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육아기 시차출퇴근제도 운용과 본사 어린이집 운영, 본사 예식장 운영, 농심 몰 임직원 할인 혜택, 휴양시설 지원 등 다양한 복리후생 제도를 운용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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