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적립금 1,100억 넘어
폐업에 ‘연금’ 있는 줄 몰라
정부 ‘비대면 서비스’ 강화
근로자들이 수년째 찾아가지 않은 퇴직연금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2023년)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찾아가지 않은 퇴직연금의 금액은 약 1,100억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연금이란 퇴직하는 근로자의 안정된 노후 소득 보장을 위해 기업이 금융기관에 퇴직금을 적립하고, 근로자가 퇴직할 경우 연금 또는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법정 퇴직 급여 제도이다.
퇴직연금의 종류는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첫 번째로는 확정급여(Defined Benefit, DB), 두 번째로는 확정기여(Defined Contribution, DC)다. 이 두 가지 제도는 회사(사용자)가 관여하는 종류다. 세 번째로는 개인형 퇴직연금(IPR)으로 근로자가 스스로 관리하는 제도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미청구 퇴직연금의 적립금은 1,106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알렸다. 미청구 적립금 규모는 2022년 말에 집계한 1,210억 원보다 금액이 감소했으나, 폐업 사업장 수는 9.1%는 1,786개로 증가했다. 이러한 이유로 퇴직연금을 찾지 못한 근로자 수도 12.2% 증가하여 6만 8,324명으로 늘어난 수치를 보였다.
미청구 퇴직연금은 근로자가 퇴직연금 가입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기업이 폐업·도산하면서 주로 발생한다. 또한 퇴직 후에 기업의 지급지시 없이도 가입 금융회사에 조회하여 퇴직연금을 신청하면 받을 수 있는 제도가 있지만, 많은 퇴직자가 방법을 몰라 찾아가지 못해 발생한 금액이다.
퇴직연금 적립금이 상당히 쌓여 정부와 금융권은 올해 상반기 금융결제원의 모바일 앱 ‘어카운트인포’에서 미청구 상태인 퇴직연금을 조회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을 알렸다.
금융사들 또한 폐업기업 근로자들에게 안내를 강화하여 시스템을 바로 잡고, 비대면 청구 및 수령이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개선할 계획을 발표했다. 금융 당국은 ‘미청구 퇴직연금 찾아주기 캠페인’을 시작하며 미청구된 퇴직연금 금액의 감소를 기대했다.
현재 퇴직연금 가입자는 금융감독원 홈페이지 ‘통합 연금 포털’에 들어가 ‘내 연금 조회’ 서비스를 통해 퇴직연금 적립금을 조회할 수 있다. 이는 퇴직연금제도별로 적립된 자신의 모든 퇴직금을 간편하게 볼 수 있도록 정리가 되어있다.
또한 금융회사들도 미청구 퇴직연금 수령을 돕기위해 ‘비대면 청구’ 시스템을 구축하여 많은 퇴직자에게 도움을 줄 예정이다.
금융회사는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대한 가입자 안내와 교육 강화 방침을 알렸다. 폐업기업 근로자인 고객이 자사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에 접속할 경우 팝업 메시지를 띄우는 등 미청구 연금 보유 사실을 공유하고 수령 절차를 맞춤형으로 안내하는 제도를 제작했다.
현재는 대부분 금융회사에서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 신청 서류 등을 작성하는 방식을 택하였지만, 앞으로는 앱을 통해 수령 자격 입증 서류의 사진을 전송하면 금융회사가 비대면으로 검증하는 방식을 도입한다고 한다.
또한 가입자가 모바일 및 전화로 수령 신청 진행할 경우 금융회사에서 전화 안내를 통해 후속 절차를 진행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금융회사가 가입자에게 제공하는 퇴직연금 교육자료에도 통합연금포털 등을 활용한 연금 일괄 조회 방법과 비대면 연금 수령 신청 서비스 내용 등을 반영하여 가입자에게 퇴직연금 관련한 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편, 정부가 발표한 모바일 앱 ‘어카운트인포’는 올해 상반기 중 퇴직연금 조회 시스템을 발전시켜 구축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는 근로자가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금융결제원’에서 지원하는 사업으로 미청구 퇴직연금 적립금 조회를 비대면으로 간편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근로자는 어카운트인포를 통해 폐업기업 근무 기간에 적립한 금액, 즉 현재는 금융회사에서 위탁 관리되고 있는 숨어있는 퇴직연금을 발견하고, 이후 해당 금융회사로 연락해 연금 수령 절차를 진행하면 된다.
금융감독원 역시 미청구 퇴직연금을 줄이기 위한 시스템 제도 개편을 계획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와 금융 당국이 자랑하는 ‘비대면 청구 시스템’에 대한 우려의 인식이 존재한다. 모바일 및 웹 사용이 편리한 젊은 층과 달리 60세 이상의 세대를 활용하기 힘들다는 의견이다.
최근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비대면’ 시스템의 강화로 장년층의 어려움이 심화하고 있다. 인권위는 기차표 및 항공권 발권을 비롯하여 영화관, 음식점 웨이팅 등 일상생활의 전반적인 것들이 모바일 앱이나 무인 결제기를 활용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장년층의 고립이 강화된다고 말했다.
‘비대면 청구 시스템’의 활용도 좋지만, 모든 세대가 미청구 퇴직연금을 빠르게 수령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금융 당국의 노력이 더욱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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