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임금 체불 규모
27% 상승한 1조 원 넘어
체불 피해 15만 503명
고용노동부가 올해 상반기 임금 체불 규모가 벌써 1조 원을 넘겼다고 밝히며 연말까지 임금체불액은 2조 원대를 넘길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역대 최대 체불액을 기록했던 지난해를 넘어섰을뿐더러 상반기 기준 지난해 대비 27% 증가한 수준으로 알려져서 충격이다.
1일 고용노동부는 올해 1~6월 체불액, 즉 상반기 체불액이 1조 436억 원에 달하며 체불 피해 근로자는 모두 15만 503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임금체불액 8,232억 원 대비 26.8% 늘어난 결과로, 금액으로는 2,204억 원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피해 근로자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1만 8,636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조사 결과는 반기 기준 역대 최대로, 반기에 임금체불액이 1조 원을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으로 알려져 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이에 전문가들은 올해 사상 최대의 임금체불액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란 우려와 전망을 동시에 내놓았다.
특히 올해 2조 원이 넘는 임금체불액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며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대한 방안이 촉구되고 있다. 다만, 월별로 살펴보았을 때 지난 1월엔 체불액이 지난해 대비 64.3% 증가했다가 1~3월 누계로는 40.3%, 1~6월 상반기 누계로는 26.8% 순으로 증가세가 둔화하는 추세를 보여 지속적인 추적과 관찰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6월 말 기준 체불액 1조 436억 원 중 78.9%에 해당하는 8,238억 원이 청산됐다고 밝혔다. 이어 고용노동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업종 중에서 제조업의 체불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보이나, 전체 체불액에서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판단되며 임금 체불액이 늘어난 주요 원인으로 건설경기 부진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측한다.
지난해 건설업 체불은 전년 대비 49.2% 급증했으며 올해 상반기 역시 26.0% 늘어 2,478억 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용노동부는 상반기에 1만 1,964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근로감독을 실시해 노동관계법 위법 사항 3만 6,363건을 적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근로감독 결과 적발된 체불임금 390억 원 중 270억 원을 청산했으며 특히 구조적으로 체불에 취약한 건설 현장이 집중 대상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공공 건설 현장에서 무면허 건설업자에 불법으로 하도급을 주거나 고용 허가 없는 외국인 근로자에 임금을 체불한 사실이 다수 적발되며 고용노동부는 하반기 건설 현장과 외국인 다수 사업장에 근로감독을 확대하고 고의·상습 법 위반 기업에 특별감독을 실시할 계획이라 밝혔다.
앞서 정부는 임금체불 규모가 증가하는 추세에 체불 의심 사업장에 대한 근로감독과 체불 사업주에 대한 제재 등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왔다. 다만, 관련 법 개정이 지연되고 현장에서 실효성이 없는 법안이라는 평가를 받는 등 뚜렷한 효과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상습 체불 사업주에 대해 신용 제재와 정부 지원 제한, 공공 입찰 불이익 등 경제적 제재를 강화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된 상태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임금체불 등 피해를 신속하게 구제할 수 있는 ‘민·형사상 원트랙’ 구축 등 노동 약자 보호 방안을 마련한다는 취지로 ‘임금체불 근로자의 신속한 권리구제를 위한 개선 방안 연구’ 연구용역을 발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상반기 근로감독을 통해 적발된 경북 의성군의 한 건설사는 총 105명의 임금 4억 4,000만 원을 체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인천 건설 현장 3개소에서는 1년간 근로자 임금을 총 2,595명에 걸쳐 인력 소개소가 현장 팀장에게 일괄 지급해 직접지급 규정을 위반했으며, 허가 없이 외국인 근로자를 불법 고용하는 등 여러 불법 행위가 적발됐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이정식 장관은 “하반기에 국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노동자의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근로감독을 더 강화할 것”이라는 입장을 공고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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