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강남역 윤빌딩
삼성그룹 700억 매입 포기
2017년 250억 원에 팔려
국내 굴지의 대기업으로 꼽히는 삼성그룹이 돈으로 무언가를 할 수 없다면 믿을 수 있을까? 삼성도 돈 때문에 포기했다는 빌딩의 현재 시세가 알려져 화제다. 특히 해당 빌딩의 경우 “삼성도 포기한 건물”로 불리며 부동산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대한민국의 경제 중심지로 불리는 서초동 삼성타운은 강남역 인근에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들이 속속 모여들어 조성된 타운으로, 하루 유동인구만 16만 명에 달해 해외 관광객이 많은 명동을 제치고 전국 최고 상권으로 불린다. 다만 한동안 주변 건물의 모습과 어울리지 않은 꼬마 빌딩이 삼성타운 사이에 위치해 있어 이목이 쏠렸다.
당시 삼성그룹의 사옥이 들어서며 고층 빌딩들이 즐비했는데 뜬금없이 이 사이에서 6층짜리 꼬마빌딩 삼성타운의 정문 위치에 우뚝 솟아있었다. 해당 빌딩은 서초동 강남역 8번 출구에 위치한 윤빌딩으로, 토지(서초동 1320번지)는 450.7㎡ 면적으로 약 136.12평에 불과한 규모를 가지고 있다.
실제로 윤빌딩은 삼성타운과 비교했을 때 56분의 1 정도밖에 안되는 규모를 가지고 있었다. 1999년 준공된 윤빌딩은 작은 건물이지만 대한민국 최고 요지의 상권에 있는 만큼 당시 1~3층에는 커피숍, 치과, 안과, 약국, 음식점 등 다양한 업체가 들어섰으며 4~6층은 기업체 사무실 등이 입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윤빌딩을 유명하게 만들어준 옥상의 큐원 옥탑광고 수익은 무려 월 3000만 원에 달했다.
앞서 삼성그룹은 삼성타운을 건축할 목적으로 윤빌딩을 사들이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시 건물주였던 법무사 출신 윤 모씨가 인근 시세보다 높은 600~700억 원 가량을 요구하며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는 건물주가 높은 가격을 부른 것을 두고 삼성타운 조성이 기획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토지를 사지 않을 수 없다는 판단하에 삼성에게 알박기에 준한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판단했다. 결국 삼성은 윤빌딩을 매입하지 못한 채 2008년 A(삼성생명), B(삼성물산), C(삼성전자) 등 3개 구역으로 나눠 각각 35층, 31층, 43층으로 사옥을 건축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렇다면 윤빌딩은 현재까지 팔리지 않았을까? 당시 700억 원의 거금을 매입가로 불렸던 건물주 윤 모씨의 사망 이후 자녀, 손자를 비롯한 15명에게 증여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성형외과를 운영하는 한 의사가 지난 2009년 매매로 윤빌딩을 230억 원 가량에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매입 당시 윤빌딩의 시세는 평당 2억 5000만 원에서 3억 원을 기준으로 했을 때 약 300억 내외로 추정되며, 임대수익률은 3~4%를 기준으로 했을 때 월 1억 원 정도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투자한 비용만큼 임대수익이 나지 않자 새 건물주는 매입 후 7년 만에 윤빌딩을 매물로 내놓았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매물로 나온 윤빌딩을 다시 매입할 수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으나 삼성 측은 삼성타운이 이미 완성됐으며 추가로 부동산을 매입할 이유가 없어 굳이 윤빌딩이 필요하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비교적 최근인 지난 2017년 윤빌딩은 서울에 거주하는 개인 공유자 P씨와 강남역 인근에 소재한 G안과의 원장에게 각각 50%의 지분으로 나눠 250억 원에 팔린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해당 건물은 글로리 서울빌딩이라는 이름으로 안과가 입점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는 2024년 기준 현재 시세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으나 약 850억 상당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윤빌딩이 위치한 서초동 삼성타운이 대한민국 최고의 오피스 상권으로 꼽히며 시세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