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 불발로 노조 파업 선언
4월 지진으로 TSMC 큰 피해
삼성 기흥공장 직원 피폭
삼성전자 노조가 오는 7일 ‘파업’에 돌입할 것을 밝혔다. 이는 삼성전자 창립 55년 만의 첫 파업으로 많은 이들의 이목이 쏠렸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지난 29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삼성전자 노조 측은 “사측에서 임금 교섭에 대하여 어떠한 안건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노조를 무시하는 행태를 보인다”라며 “모든 책임은 사측에 있으며 이에 즉각 파업을 선언한다”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노조는 지난 2023년도에 이어 올해도 사측과 교섭을 요구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하고 오히려 회사가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자 파업하겠다는 설명이다. 노조 측은 우선 오는 7일 단체 연차 휴가를 사용하여 파업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은 징검다리 휴일 바로 다음 날이다.
삼성전자 노조 측은 7일 파업 후 상황에 따라 수위 강도를 검토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기자회견을 개최한 이날 삼성전자 노조는 사업지원티에프가 있는 서초동 사옥 앞에서 시위를 시작했다. 이는 24시간 ‘버스 농성’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노조에 따르면 노조에 가입한 조합원 수는 약 2만 8,400명으로, 올해 초 1만 명이 넘는 이들이 새로 가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폭발적인 조합원 수 증가 배경에는 지난해 반도체 부문 실적 악화에 따른 삼성전자 DS부문 성과급이 ‘0원’으로 책정됐기 때문이다.
2023년 말 기준 삼성전자의 전체 직원 수는 약 12만 4,800명인데, 이 중 22.8%가 노조에 가입한 셈이다. 지난 2018년 삼성전자 노조가 설립된 이후 최대 조합원 인원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 노조 파업 소식에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한 커뮤니티 이용자가 ‘삼전 반도체 형들 파업 진짜 할 거야?’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작성자는 “임금인상률 5.1%도 높은 건데 밖에는 동결 당하는 사람도 많아”라고 말했다. 이에 삼성전자 직원들이 반박했다. 이용자들은 “다 떠나서 임금인상률 5.1% 아니다.”, “와 열받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겠네”라는 반응을 보였다.
노조 측이 ‘파업’을 들면서 올해 강경 대응에 나서는 또 다른 배경은 지난해에도 사측과 임금 교섭을 타결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 삼성전자 노조 측은 올해 1월부터 인사 및 투명성과 노동조건 개선 등을 요구했다. 더하여 2023년과 2024 임금 교섭을 병합하여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이 지난 3월 결렬된 이후 삼성전자 노조 측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쟁의권을 확보했다. 쟁의행위란 근로자 측이 동맹파업·태업·보이콧 등을 벌리는 것을 뜻하고 사측에서도 직장폐쇄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이후 노조 측은 두 차례의 대규모 집회를 열었지만, 두드러진 성과를 내지 못했다. 노조 측은 회사 쪽의 교섭위원 교체를 요구하였고, 회사는 교섭에 대한 안건을 제출하지 않으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삼성전자 노조가 쟁의권을 통해 파업을 진행할 경우 재난급의 피해가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노조가 파업을 진행할 경우 반도체 공장에도 상당한 영향이 미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통상 반도체 공장은 하루 동안 생산라인이 가동하지 않으면 막대한 피해를 보게 된다. 반도체 공정은 매우 복잡하고 상당한 기술을 요하는 산업인데, 이 공정이 연속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가동을 멈출 경우에 오염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전량 폐기해야 하는 위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실제 삼성전자의 경쟁자이자 대만의 대표 기업인 TSMC는 지난 4월 대만을 강타한 규모 7.2의 대지진으로 반나절가량 공장 운영을 하지 못했다. 외신에 따르면 당시 공장 가동 중단으로 6,000만 달러(한화 약 810억 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TSMC는 부분적인 설비 손실을 보았는데도 막대한 피해액을 달성한 것이다. 삼성전자 또한 지난 2019년 28분 간의 정전으로 평택사업장은 5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한 바 있다.
한편 삼성전자의 악재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난 27일 삼성전자 기흥공장에서 두 명의 직원이 작업을 하던 중 방사선에 피폭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조사에 나서는 등 여러 매체를 통해 보도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따르면 해당 직원은 작업하던 중에 손 부위가 엑스레이에 노출된 것으로 전해진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방사선에 피폭된 환자 두 명은 손가락 국부에 피폭을 당해 부종과 홍반 등의 이상 증상이 보여 입원 치료를 받은 후 퇴원한 상태다”라며 “염색체이상검사 등의 추적관찰을 시행할 예정이며, 일반 혈액 검사상으로는 정산 소견을 보인다”라고 밝혔다. 각종 논란이 잇따르면서 5월 30일 오후 12시 20분 기준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일보다 1.20% 하락하여 74,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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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대한민국의 번영을 이끌어 왔던 삼성전자에도 노조에 감염되었구나. 대한민국의 장래가 캄캄하게 보이는 것은 비록 나만의 생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