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따른 전기차 화재
장마철엔 더 위험하다고
배터리 외 위험 요소는?
국토교통부와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에 등록된 전기차는 38만 9855대로 2018년(5만 5756대)과 비교해 600% 가까이 증가했다. 전기차 보급이 증가하면서 화재 사고 역시 급증했다. 2018년 3건에 그쳤던 국내 전기차 화재 사고는 지난해 43건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2018~2022년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 원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배터리 및 충전설비로 전체 88건 중 21건을 차지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는 수천 개의 건전지 셀로 이루어져 있어 화재 시 1000℃가 넘는 ‘열 폭주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진화에 난항 겪어
실제 화재 상황은
지난 3일 오전 7시 35분경 경기도 광주시의 한 도로에서 50대 A씨가 몰던 EV6 전기차가 옹벽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하여 화제가 된 바 있다. 이 사고 이후 불과 5일 만에 또다시 전기차 화재가 발생하여 많은 전기차 차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지난 9일 새벽 5시경 제주시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 있던 SM3 전기차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하여 약 1시간 20분 만인 오전 6시 20분경 불이 진화되었다.
다행히 해당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지만 전기차가 불에 타면서 약 1,430만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당시 배터리 과열로 진화가 쉽지 않아 이동식 소화 수조를 동원해야 했다고 밝혔다. 또한, 차량 배터리가 심하게 불에 탄 점 등을 토대로 해당 차량의 열 폭주 현상을 화재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물과 전기차는 ‘상극’
알려지지 않은 위험성
최근 전국이 본격적인 장마철에 들어서면서 일각에서는 전기차 화재와 관련해 또 다른 위험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는 “내연 기관차는 바퀴의 3분의 2까지 물에 잠겨도 괜찮지만 전기차는 배터리가 바닥에 있기 때문에 반만 잠겨도 배터리가 젖기 시작한다”라며 전기차 침수 시 고장 및 화재의 위험성을 제기했다.
이에 덧붙여서 김 교수는 “현재 실외에 있는 전기차 충전소들 중 지붕이 없는 곳이 많다”라며 “절대 젖은 손으로 충전하면 안 되고 최대한 실내에 있는 충전소를 사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렇듯 충전 시에도 전기차가 빗물 등의 물에 노출되면 감전 사고의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빗물 침수로 인한 합선
장마철 특히 주의해야
대부분의 전기차 화재는 배터리 결함 및 과충전으로 인해 발생한다. 그도 그럴 것이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량 대비 전기 시스템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점이 장마철 전기차를 더 취약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장마철이 되면 침수 합선으로 인한 전기차 화재를 각별히 유의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전기차 침수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우선 차의 시동을 끄고 안전한 장소로 대피해야 한다. 이후 전기차가 건조되었다고 하더라도 견인차로 안전한 장소에 옮겨 반드시 정비 후에 충전 또는 운행해야 한다. 만약 집중호우가 내리는 동안 전기차 내에서 진동 또는 고장 메시지가 확인된다면 즉시 차량을 재정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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