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생태계에 부정적 영향
광고 평가 또한 OTT가 우세
“지체된 규제 개혁 최우선“

국내 방송시장이 성장이 거의 멈췄거나 퇴화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는 TV를 시청하는 인구수와 시청 시간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전체 방송 채널 시청 시간은 2020년을 정점으로 지속적인 감소 추세이며, 2021년부터는 유료 방송 채널의 이용 시간도 하락세로 전환했다. 2023년 일일 평균 개인의 TV 시청 시간은 121분으로 최근 3년간 24.8% 감소했다.
이 때문에 방송광고 시장도 침체를 겪고 있다. 방송광고 시장 규모는 디지털, 인쇄, 옥외광고 등 4대 광고매체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국내 방송광고 시장 규모는 2조 4,98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9% 감소했다. 전체 광고시장이 0.6%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하락 폭이 두드러진다.

여기에 전체 광고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4년 36.3%에서 2023년 17.6%로 반 이상 줄었다. 디지털 광고가 2014년 29.9%에서 2023년 60.7%로 급증한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차이가 드러나는 수치다.
이 같은 변화는 콘텐츠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되는 OTT 등의 신유형 매체가 등장한 영향이 크다. 실제 감소하고 있는 TV 시청에 반해 OTT 이용률은 첨자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OTT 이용률은 2020년 66.3%, 2021년 69.5%, 2022년 72.0%로 상승했고, 이 용자 중 유료 결제 비율도 각각 21.7%, 50.1%, 55.9%로 상승하는 추세다. 여기에 OTT의 광고형 요금제가 콘텐츠 소비자와 광고주 모두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던 광고 경쟁력에서도 그 입지를 빼앗기고 있다.
OTT 광고형 요금제는 고물가, 경기 침체 등으로 구독을 꺼렸던 이용자들에게 좋은 대안이 되면서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2024년 넷플릭스와 티빙의 신규 가입자 각각 55%, 30~40%가 광고형 요금제를 선택했다. 특히 넷플릭스는 광고형 요금제 출시와 함께 베이식 요금제(월 9,500원) 신규 가입 중단, 계정 공유 유료화 정책을 시행하면서 2023년 5월 500만 명이었던 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지난해 12월 7,000만 명으로 급증했다.

여기에 매체 특성상 방송 광고에 비해 글로벌 확장성이 좋아 글로벌 진출 허들을 낮출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작용한다. 대표적인 예로 기아의 ‘더 뉴 스포티지’의 출시 시점에 맞춰 광고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 2’가 있다.
무엇보다 시청 몰입을 중시하는 OTT의 특성상 타깃 광고, 민감 콘텐츠 차단, 특정 콘텐츠 배제 옵션 등 정교한 광고 기술로 쾌적한 콘텐츠 시청 환경을 해치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광고도 하나의 콘텐츠라는 철학 아래 시청 몰입감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에 방송광고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와 시대에 뒤처진 규제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비교적 규제에서 자유로운 유튜브나 OTT 등 온라인 플랫폼에 비해 과도한 규제를 받는 방송 광고는 경쟁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에 따라 방송광고 금지 품목 규제 개선을 중심으로 사회적 수용성이 높은 품목부터의 단계적 완화, 특정 시간대‧지역 매체 한정한 조건부 허용, 타깃형 광고가 가능한 신유형 광고 적극 도입 등이 주요 개선 방향으로 제시되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현행 방송광고 규제는 유료 방송 사업자의 시장 경쟁력 확보에 실질적인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광고 매출이 둔화한 시장 환경에서는 콘텐츠 제작에 대한 투자 부담도 점차 커지고 있다”라며 “양질의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제작·공급하기 위해서는 변화된 미디어 환경에 부합하는 유연하고 합리적인 규제 개선이 시급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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