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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이 법정관리 돌입하는데도 韓 기업이 ’건설‘ 포기 못 하는 진짜 이유

이시현 기자 조회수  

최근 건설업 붕괴 우려 팽배
일자리 창출·산업 파급 효과
장기적으로 부동산 개발·자산 증식

출처 : 뉴스 1
출처 : 뉴스 1

당초 건설업에서 ’허리 역할’을 하던 중견·중소 건설사들이 건설업황 악화로 인해 줄줄이 도산하고 있는 가운데 이 여파가 대형 건설사에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전체 GDP(국내총생산)의 약 15%를 차지하며 일자리 창출 효과와 후방 산업 파급 효과가 커 바닥 경기의 잣대로 불리던 건설업이 크게 휘청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대형건설사들이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서며 줄도산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법정관리를 신청한 중견 건설사만 신동아건설(시공 능력 평가 58위), 삼부토건(71위), 대저건설(103위), 삼정기업(114위), 안강건설(116위), 벽산엔지니어링(180위) 등 6곳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출처 : 뉴스 1
출처 : 뉴스 1

이는 지난 2022년 하반기 이후 지속된 고금리와 공사비 급등,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시장 경색, 지방 주택 경기 침체 등 건설업을 옥죄는 각종 악재가 해소되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한, 중견 건설사들이 지난해 공사를 진행하고도 받지 못한 공사비는 12조 원에 이르며, 이는 2년 전 대비 40%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즉, 2년 사이 빚을 내 외상으로 공사를 진행해 버텨오던 일부 건설사들이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인해 줄도산을 면치 못하고 있다.

더하여 지난해까지는 지역 중소 건설사들 위주로 법정관리를 신청했으나. 최근에는 사업 경력이 길거나 입지가 탄탄했던 수도권 중견 건설사들까지 유동성 위기를 피해 가지 못하고 있다.

이어 올해 역시 건설 투자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급등한 공사비는 안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지방 주택 미분양도 계속 쌓이고 있다. 이 때문에 공사를 진행하고도 받지 못한 미수금이 늘어나는 등 중견 건설사들의 곡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건설업의 경우 자기자본보다는 자금조달을 통해 사업비를 조달하면서 초반부터 금리 리스크에 노출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출처 : 뉴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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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분양과 계약을 통해 자금을 회수하는데 후속 자금 조달에 문제가 생기면서 자금난에 빠지고 있다. 이런 탓에 대형 건설사들 역시 유동성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이에 일부 기업들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산 및 자회사 매각에 돌입하기도 했다. 롯데건설은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있는 본사 용지를 매각하는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여기에 수도권 창고 자산, 임대주택 리츠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약 1조 원 규모의 유동성 확보를 꾀했다.

이어 SK에코플랜트는 처리·폐기물 자회사 리뉴어스 지분 75%와 폐기물 매립·소각을 담당하는 리뉴원 지분 100%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즉, 유동성 위기에도 불구하고 기업이 건설사업을 포기하지 않고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그룹이 앞장서 나서는 모양새다. 그렇다면 왜 한국 기업들은 건설사업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일까?

실제로 국내 굴지의 대기업 중 건설 사업 부문이 없는 기업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는 건설산업이 일자리 창출 효과와 후방 산업 파급 효과가 커 바닥 경기의 잣대로 불리기 때문이다. 이를 방증하듯 지난 1월 기준 전체 건설업 취업자는 1년 전과 비교해 16만 9,000명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출처 : 뉴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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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건설사들이 고꾸라지면서 일자리가 급감한 것이다. 또한,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건설 활동이 제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건설산업 생산액 10억 원당 고용 유발 인원이 10.8명으로 제조업 평균 6.5명보다 1.7배나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특히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건설업의 경우 고용 창출 효과가 단기간 내에 발생해 파급효과가 가시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건설 활동은 철강, 시멘트, 기계․장비 등 연관 산업 생산 제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연관 산업의 생산유발효과도 높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산업을 견인하는 산업으로 꼽힌다.

또한, 산업연구원은 건설투자에 5조 원을 확대할 때 제조업 고용 6,000여 명을 포함해 전산업 고용이 5만 4,000명(건설 고용 3만 2000명 + 연간산업 고용 2만 2000명)이 일어나고 연관 산업 생산도 5조 1,000억 원을 유발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와 더불어 업계에서는 건설투자를 확대할 때 건설 고용 확대는 물론이고 제조업 등 연관 산업의 경기 활성화 및 고용 확대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출처 : 뉴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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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건설업은 국내 경기를 견인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하여 기업으로서는 건설사업을 통해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이어 대기업들이 부동산 개발을 통해 부동산 가치 상승을 누릴 수 있다는 점과 더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산을 증식할 수 있다는 점은 큰 메리트로 작용한다.

또한, 앞서 밝혔듯 건설업의 경우 다른 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장점이 크다. 덧붙여 대기업의 경우 중소·중견 건설사와 달리 자본력이 크기 때문에, 건설업에서 요구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는 상황이다. 즉, 은행 대출, 채권 발행 등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빠르게 조달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건설 프로젝트를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진행할 수 있어 기업으로서 건설 사업 부문을 정리해야 할 필요성을 체감하기 어렵다.

여기에 주택공급, 사회적 인프라 구축 등의 활동을 통해 기업의 이미지에 긍정적인 평가를 만들 수 있다는 점 역시 강점으로 작용한다. 다시 말해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수익 창출과 산업 다각화, 국내외 프로젝트 기회 등 여러 경제적, 전략적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건설산업은 대기업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알짜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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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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