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속 4선, 축구 미래는?
정몽규 vs. 정세영, 리더십 차이
현대家 스포츠 후원, 다른 길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논란 속에서도 4선 연임에 성공했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의 운영 방식과 한국 축구의 성과를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그의 장기 집권이 한국 축구 발전에 미친 영향을 되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그의 부친인 고(故) 정세영 현대자동차 명예회장이 과거 현대 호랑이(현 울산 현대)를 창단하며 한국 축구 발전에 기여했던 방식과 비교되면서, 정몽규 회장의 리더십이 다시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그는 올해 열린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서 허정무 전 대표팀 감독과 신문선 명지대 초빙교수를 제치고 4선에 성공했다. 1차 투표에서 183표 중 156표를 확보하며 과반을 넘겼다. 그러나 그의 연임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축구 팬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킨 ‘승부조작 연루 축구인 사면’ 논란을 비롯해,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선임 과정, 2024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 등 굵직한 이슈에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대한축구협회가 국민 신뢰를 잃었다는 비판이 제기됐으며, 문화체육관광부는 특정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몽규 회장에게 ‘자격 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하지만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인용하면서 정몽규 회장은 후보 자격을 유지한 채 선거를 치를 수 있었다.
정몽규 회장이 대한축구협회 수장으로서 논란을 빚는 것과 달리, 그의 부친 정세영 명예회장은 한국 프로축구 태동기에 혁신적인 리더십을 발휘했던 인물로 평가된다. 정세영 회장은 1983년 현대 호랑이(현 울산 현대)를 창단하며 한국 프로축구 발전에 기여했다.

당시 프로축구 창단은 기업으로서 부담이 컸다. 현대그룹 내에서 “축구팀 운영이 수익성이 없다”라는 반대 의견이 있었지만, 1983년 7월 12일, 정세영 현대자동차 회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 현대 축구단의 공식 발족을 발표했다. 당시 감독 후보군에는 문정식, 함흥철, 박종환 감독 등이 거론되었으나, 정세영 회장은 기술 축구의 대가로 평가받던 문정식 감독을 최종적으로 낙점했다.

이후 현대 호랑이 축구단은 울산 현대라는 이름으로 한국 프로축구의 중심이 됐다. 이는 현대가(家)의 스포츠 후원 전통의 시작이었고, 현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대한양궁협회장을 맡아 양궁 발전을 이끄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정세영 회장은 단순한 축구 애호가를 넘어, 스포츠 전반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보였다. 그는 대한수상스키협회장으로 활동하며 한국에 수상스키를 처음 보급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체력이 허락하는 한 직접 수상스키를 즐기며, 양평에 훈련장을 건립하고 세계대회를 유치하는 등 스포츠 발전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일본 대표들을 초청해 한국 선수단에 대한 기술 지도를 주선하는 등 협회 및 선수 경기력 강화에도 힘썼다. 이는 그가 단순히 기업인으로서가 아니라, 스포츠와 대중의 건강한 여가 생활에도 깊은 관심을 가졌음을 보여준다.

정세영 회장의 축구 지원 방식이 한국 축구에 기반을 닦아주었다면, 정몽규 회장의 대한축구협회 운영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 회장이 대한축구협회장이 된 이후 한국 축구가 이룬 성과도 분명 존재하지만, 그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이 협회의 신뢰도를 크게 떨어뜨렸다는 평가가 많다.
현대가는 과거부터 스포츠 발전에 꾸준히 기여해 왔으며, 현재 정의선 회장은 양궁을, 정몽규 회장은 축구를 맡고 있다. 하지만 같은 현대가 출신이라도 스포츠를 대하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한국 축구가 팬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미래를 준비하려면, 대한축구협회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앞으로 대한축구협회의 투명성 확보와 팬들의 신뢰 회복이 필수적인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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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찍어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