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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커피 소비가 줄었던 그 해, 한국은 왜 예외였을까?”

허승연 기자 조회수  

1995년, 커피 소비 줄어든 해?
한국 커피 소비량 2.7배 ↑
커피값 비싸지 않은 편

출처: 뉴스1
출처: 뉴스1

현대 사회에서는 커피를 하루라도 안 마시면 허전한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제 커피는 단순한 기호식품이 아니라 일상에서 빠질 수 없는 필수품이 됐다. 커피 소비는 점점 늘어나는 것만 같지만, 과거에는 예외적인 해도 있었다. 한국은 그때 당시의 흐름과 달리 독특한 커피 소비 패턴을 보였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적으로 커피 소비가 최초로 감소하는 신기한 현상이 발생한 것은 1995년이다. 이 시기의 배경을 살펴보면, 브라질에서 발생한 기후 문제가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브라질은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이다. 그런데 1994년, 브라질에서는 두 차례의 냉해와 한 차례의 극심한 가뭄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커피나무 상당수가 폐사했고, 커피 원두 수확량이 급감했다. 브라질이 커피 원두를 수입해야 한다는 전망까지 나올 정도로 시장은 혼란에 빠졌다.

출처: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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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국제 원두 가격이 폭등했다. 몇 개월 사이에 커피 원두 가격이 두 배 이상 상승하며, 커피 소비국에서는 자연스럽게 소비가 위축됐다. 세계 최대의 커피 소비국이었던 미국의 경우, 커피 소비량이 10% 이상 감소했다. 중남미의 커피 생산국들은 경제난에 직면했다. 커피 가격이 높아지자, 소비자들은 커피를 덜 마시게 되었고, 이에 따라 커피 생산국들의 수익도 줄어들었다. 이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중남미 국가들의 외채 부담이 급격히 증가했다. 그러나 이런 국제적 흐름과는 다르게, 당시 한국에서는 커피 소비가 위축되지 않았다. 오히려 1995년 한국에서는 고급 커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였다.

출처: 뉴스1
출처: 뉴스1

1995년 한국에서는 원두커피 소비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당시 국내에서 인스턴트커피가 주를 이루었지만, 원두커피와 스페셜티커피가 본격적으로 확산하던 시기였다. 특히 1995년 6월,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가 발생했을 때, 극적으로 구조된 생존자가 인터뷰에서 “가장 하고 싶은 일이 시원한 냉커피를 마시는 것”이라고 말해 화제가 됐다.

동서식품을 비롯한 커피 기업들은 생존자가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수십 박스씩의 캔 커피와 커피믹스를 보내왔고, 신문에는 시원한 캔 커피를 마시는 생존자의 사진이 실렸다. 게다가 “장래 희망이 무엇인지?”라는 질문에 “커피전문점을 운영하고 싶다”라고 대답하였다.

냉커피 판매량이 급증하며, 커피전문점 창업에 대한 관심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당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원두커피 문화가 퍼지기 시작했고, 원두커피 전문점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국제적으로는 커피 소비가 감소했지만, 한국에서는 커피가 단순한 기호식품을 넘어 문화적 요소로 자리 잡던 시기였다.

출처: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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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2025년 현재 한국의 커피 소비량은 어떨까? 국제 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인의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405잔에 이른다. 이는 세계 평균(152잔)의 약 2.7배로, 한국이 전 세계적으로도 커피 소비가 많은 국가 중 하나임을 보여준다.

특히 한국에서는 저가 커피 브랜드의 확산이 커피 소비량 증가를 견인했다. 2024년 한 해 동안만 1,400개 이상의 저가 커피 매장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또한, 편의점에서도 고품질 원두커피를 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되면서 소비층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한국의 커피 시장 규모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3년 커피 수입액은 약 13억 7,846만 달러(약 2조 원)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커피전문점 수도 2022년 기준 10만 개를 돌파하며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출처: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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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소비자가 “한국 커피값이 비싸다”라고 느끼지만, 국제 비교 자료를 보면 한국의 커피 가격은 세계적으로 중하위권 수준이다. 2023년 12월 기준, 한국 스타벅스 라테 톨 사이즈 가격은 3.80달러(약 5천 원)로 조사 대상 37개국 중 21위였다. 가장 비싼 나라는 스위스(8.48달러), 가장 저렴한 국가는 튀르키예(1.89달러)였다. 또한, 한국인의 소득 대비 커피 가격 부담률은 2.7%로 30위에 해당해 비교적 낮은 편이다. 반면, 인도(12.7%), 필리핀(11.0%), 칠레(7.3%) 등의 국가는 커피값 부담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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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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