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주관 ‘나무 의사’
수목 진료 전문가 인기 끌어
나무 의사 수입 연봉 1억 원
당초 의사는 사람을 비롯해 동물 등을 치료하는 직업이다. 다만, 의사의 역할이 오늘날 더욱 확대되며 과거 들어보지 못했던 신종 직업이 생겨났다. 이는 식물을 진료하는 ‘나무 의사’로, 산림청이 직접 자격시험을 주관해 식물을 진료할 의사를 뽑는 것이다. 최근, 이 나무 의사가 은퇴를 앞둔 중·장년층에 주목받고 있어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나무 의사의 경우 자격증을 따기 위한 시험 난이도가 상당히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전히 응시생들의 관심이 뜨거운 인기 직업으로 꼽히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나무 의사의 국내 공식 명칭은 수목 진료 전문가, 혹은 수목 진료 치료사로 쉽게 풀어 나무의 병충해 오염 수준을 측정하고 치료하는 직업을 말한다.
특히 나무는 숲이나 산에 우거진 나무부터 도심에 가지런히 배치된 가로수에 이르기까지 오염에 매우 취약한 생물로 알려졌다. 이에 나무가 해충에 감염될 수도 있고, 매연 등 해로운 물질에 노출돼 건강을 잃기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와 다르게 도시 내 녹지 조성이 시민의 웰빙과 직결된 시대인 만큼, 나무의 건강은 우리 모두를 위해서도 중요한 사항으로 거론된다. 일전에는 가로수 병충해 제거 작업을 주로 비전문가들이 맡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는데, 병충해가 발생하면 무분별하게 약제를 뿌려 부작용이 컸던 탓에 전문적 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이다.
이에 따라 산림청은 지난 2016년 발의된 산림보호법 개정안을 토대로 ‘나무 의사’ 제도를 신설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무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어려운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특히 나무 의사의 시험 난도는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악명이 높다.
실제로 지난해 1차 시험엔 2,237명이 응시해 단 26.2%만 합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려운 시험을 통과하고 나면 나무 의사로서 수목 진료 자격이 주어지는데, 이들은 도심 내 수목 피해를 진단·처방하고 그 피해를 예방하거나 치료하기 위한 모든 활동을 수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8년 산림보호법 개정 이후 현재 한국의 나무 진료는 수목 진료, 수목 치료 두 종류의 국가 전문 자격을 갖춘 1종 나무병원만 수행할 수 있기도 하다. 이에 나무 의사를 향한 관심은 여전히 식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중 나무 의사는 다른 자격증보다 유독 50대 이상 응시생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즉, 은퇴 후 새 진로를 고민해야 할 5060 세대 ‘제2의 직업’으로 사랑받고 있다는 뜻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가로수 등 도심 내 수목을 관리한다는 특성상 접근성이 좋고, 다른 연령층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전원, 조경 등에 대한 관심이 높은 중·장년층에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나무 의사의 경우 비교적 전망이 안정적인 편에 속한다. 이는 고급 조경을 갖춘 대형 아파트 단지나 도시 내 공원이 늘고 있으며, 수목 관리는 저탄소 시대 대비를 위해서도 필수적인 정책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산림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에서 활동 중인 나무 의사는 742명, 전국 나무병원은 1,00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더하여 병원 중 다수가 아직 전문 나무 의사를 확보하지 못한 만큼, 수목 진료 전문가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해 유망 직종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한편, 산림청이 도입한 나무 의사 제도는 지난 2020년 어려운 시험을 이유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당시 나무 의사 자격증의 합격률은 4%대로 한 정치인은 이를 두고 “힘든 여건에서 적지 않은 교육비를 투자했으나 시험 난이도 조절 실패로 허탈감을 준 것은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나무 의사의 경우 산림청이 지정한 교육기관(전국 10곳)에서 150시간 교육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해충학 등 11개 과목을 배우고 실습하는 교육이다. 또한, 1차 시험은 수목병리학·해충학·생리학·토양학·관리학 등 5과목을 치르며, 100점 만점 기준으로 과목당 40점 이상, 전 과목 평균 60점 이상 얻어야 합격하는 절대평가 방식을 사용한다.
이어 2차 시험은 실기와 논문으로, 실기는 병이 든 나무를 진료하는 방법을 테스트하고, 논문시험은 질병 상태에 대한 올바른 처방전 작성이 골자다. 산림청은 이같은 절차를 거치는 나무 의사 자격증 시험을 연간 두 차례 주관하고 있다.
어려운 시험과 까다로운 절차에도 불구하고 5060세대의 인기가 식지 않는 것은 나무 의사가 될 경우 약 1억 원 수준의 연봉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시험에 합격한 한 나무 의사는 “나무 의사 수입은 나무병원을 운영하면서 활동하면 연간 1억 원 정도에 이른다”며 수입에 대해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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