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현대가에서 1,500억 투자”
4 연임 “다각도로 고려 中”
대한축구협회를 이끄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한 달 만에 다시 국회에 출석해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사퇴 요구와 4 연임 불가 압박에도 꿈쩍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대한축구협회를 둘러싼 각종 논란에 두 번째로 국회에 선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이 ‘현대가(家)의 협회 사유화 의혹’에 그동안 투자를 고려해달라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지난 24일 정몽규 회장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 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배현진 의원은 ‘11년 동안 축구협회장을 했는데, 계속 협회장을 하고 싶은 이유가 대체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정몽규 회장은 “저는 다시 회장직에 도전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다각도로 고려해서 판단하겠다”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배현진 의원은 ‘대한축구협회는 회장님이 아니면 누구도 못 이끈다고 생각하나’라고 다시 질의했다. 정몽규 회장은 “그렇지 않다”라고 답했다.
배현진 의원이 질의를 마친 뒤 김승수 국민의 힘 의원은 정 회장이 2021년 3선 연임을 승인했던 김병철 대한체육회 스포츠 공정위원장과 골프를 친 것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정몽규 회장은 대한체육회 워크숍 개념이었다고 설명했으나, 김병철 의원은 “체육과 관련된 논의가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숙박권을 저렴하게 이용한 것 역시 청탁금지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병철 의원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정 회장이 4선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스포츠 공정위는 자격을 상실했다. 자기가 승인해 주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골프를 쳤다는 건 명백히 대가성 골프로 볼 수 있다”라며 “또 홍명보 감독 선임은 능력 있고 없고가 아니라 절차 위반이 문제다. 3선 하면서 규정을 지키지 않았기에 4선을 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깊이 생각하고 책임 있는 자세를 취해달라”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이기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과 홍 감독 선임 모두 정 회장이 개입해 민주적인 절차가 무시됐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현대가(家)에서 계속 세습해 축구협회 지휘봉을 잡으려는 것도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정 회장이 축구협회를 떠나야 한다고 다그친 것으로 파악된다.
이어진 질타에 정몽규 회장은 “현대가 말씀하시는데, 경제적으로 계열 분리가 돼 있다. 남녀 프로팀 4개 이상을 운영하고 있고, 연령별 대표팀도 10개 이상 운영 중이다. 매년 1,500억 원 이상 투자하고 있다. 이런 부분도 고려해달라”라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정 회장의 저서 축구의 시대를 보면) 책임은 모두 회장에게 있다고 썼다.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이냐?”며 사실상 사퇴를 촉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정몽규 회장은 이어진 사퇴 요구와 4 연임 불가 압박에도 꿈쩍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정몽규 회장이 4 연임에 대해 “임기가 내년 1월까지 남았는데 임기를 잘 마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연임은) 다각도로 판단해서 잘 검토해서 결정하겠습니다”라는 입장을 전했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배현진 의원은 “축구협회가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립 과정에서 정 회장이 소유한 현대산업개발과 자문 용역 계약서를 작성했다”며 정 회장이 축구협회를 통해 사익을 추구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문화체육관광부가 현대산업개발로부터 파견된 김풍년 행정지원실장이 현대산업개발에서 급여를 받고 승진하면서 축구협회에서도 각종 수당을 챙긴 점을 문제 삼은 것에 이은 지적이다. 이에 대해 배현진 의원은 “이는 배임의 소지가 다분하고, 특정경제범죄법상 가중처벌도 있을 수 있다”라며 정몽규 회장과 대한축구협회를 향해 경고하기도 했다.
다만, 정몽규 회장은 축구협회 사유화 의혹에 대해 “SK가 대한핸드볼협회에 임직원을 파견했다. 대한항공은 평창 올림픽 조직위원회에 100여 명을 보내기도 했다”고 밝히며 “그런 부분으로 사유화했다고 얘기하는 건 아니다”고 강하게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