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사직률 1년 새 3배↑
응급의학과 사직률 두드러져
코로나 재유행 따른 입원 대기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증가세를 보이며 재유행할 조짐을 보인 가운데, 전공의 부재로 인해 역대급 규모의 감염 대란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는 일부 상급종합병원은 음압 격리병상이 꽉 차 입원 대기자가 속출하는 데다, 전공의 부재로 인한 응급실 폐쇄(순천향대 천안병원, 세종충남대병원, 충북대병원 등)까지 잇따르면서 코로나19 위중증 환자의 응급의료와 입원 치료 시스템에 마비가 생길 수 있단 경고가 의료계 종사자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지난 13일 질병관리청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가 861명으로 전주 475명 대비 1.8배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입원 환자 수는 지난 2월 첫째 주 875명으로 정점을 찍고 지속해서 감소했으나 6월 말부터 증가세를 보인다.
이와 더불어 최근 한 달간 입원 환자 수를 보면 7월 첫째 주인 27주 91명에서→28주 148명→29주 226명→30주 475명→31주 861명으로 한 달 새 무려 9.5배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청은 이달 말까지 환자가 늘 것으로 추측하고 15일 정부와 학계, 의료계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첫 번째 코로나19 민관협의체 회의를 열고, 여름철 코로나19 유행 대응 상황과 감염 예방 수칙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해당 회의에서는 코로나19 유행 동향을 공유하고, 감염 예방 수칙, 치료제 확보 및 제공, 예방접종 계획, 응급실 코로나19 환자 현황 등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와 더불어 중앙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가 “요즘 유행하는 코로나19는 오미크론 계열 중 6번째 유행으로, 유행 규모는 지난번(5번째 유행)보다 좀 더 클 것으로 보인다”며 “더 큰 문제는 전공의 부재로 코로나19 환자의 응급실 이송 단계, 응급실에서 배후 진료로의 이송 단계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최근 서울 소재의 상급종합병원인 한양대병원에서 코로나19 입원환자가 급증하면서 음압 격리병상이 꽉 찬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입원해야 하는 경우 예약을 하고 대기를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이는 최근 코로나19 환자 수가 급증하면서 병원 내 병상 여유가 사라진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 속에서 기존에 병원을 떠났던 전공의들에 더해 최근 전문의까지 병원을 떠나는 것으로 알려져서 충격이다. 앞서 지난 2월 전공의들이 의대 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 이후 의료 공백 사태가 반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하반기 전공의 추가 모집까지 실시하며 전공의들의 복귀를 독려했으나 여전히 지원자는 소수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병원에 남아있는 의료진들의 피로도가 높아지며 전문의 사직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실제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된 전문의 사직률 자료에 따르면 전국 88개 수련병원의 전문의 사직률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전문의 사직률은 전공의가 떠난 뒤부터 늘기 시작해, 지난달에는 1년 전과 비교해 3배 가까운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재유행 조짐을 앞두고 전공의들이 떠난 후 발생한 첫 대규모 감염병을 남아있는 의료체계로 감당할 수 있느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는 병원을 떠나는 전문의 중 응급의학과 전문의 사직률이 눈에 띄게 도드라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체 사직 전문의 중 응급의학과 소속 전문의의 비율은 지난 4월부터 지난해보다 늘어나 지난달에는 1년 전 대비 6배 가까운 수준으로 급증했다. 이어 코로나19 치료를 집중점으로 담당하는 감염내과·호흡기내과 등 전문의들의 밀려드는 환자를 감당할 수 없어 피로감이 상당히 높은 수준인 것으로 추측된다.
현재까지는 병원에 남은 교수들이 전공의들의 공백을 버티며 중환자를 막아내고 있으나, 감염병으로 인해 중환자 수가 높은 수준으로 증가할 경우 제대로 된 대응을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의료계에서는 조만간 상당한 재난이 닥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필수 의료에 몸담아온 의사(교수 및 전공의)들이 사직하는 상황을 정부가 앞장서 막아줘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의료계와 시민들 사이에서 제기되는 병원 내 제대로 된 치료가 불가능할 것이란 우려와 달리 보건복지부 측은 응급실을 찾는 코로나19 환자 중 중등증(중증과 경증 사이) 이하 환자가 93.8%로 다수여서 기존 의료 대응체계로 대응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손영래 질병관리청 감염병 위기관리국장은 “대응 자체는 지난해 여름 유행 정도에 준해 대비하고 있다”며 “국민께서는 예방 수칙을 잘 지켜, 손 씻기나 환기 등에 신경을 쓰면서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는 단계”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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