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공공택지 개발 해약
수익성 낮아 해지건 속출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해
최근 중소 시행사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택지 개발 계획을 취소하고 있다. 심지어 한 시행사의 경우 200억 원의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택지 개발에 손을 떼고 있어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16일 LH에 따르면 올해 공공택지 가운데 1~7월에 해약된 곳은 총 17개 필지로 약 1조 9,000억 원 규모로 집계됐다. 지난해(2023년)의 경우 1년간 해약된 택지는 5개 필지로 3,749억 원이었다. 올해는 1년도 채 가기 전에 전년 대비 해약 필지는 3배 금액은 5배가량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공공택지 인수 계약의 해지가 가능한 경우는 택지를 분양받은 사업자의 연체 이자가 계약금을 넘어선 경우나 대금을 6개월 이상 연체할 경우가 해당한다. 또한 사업자에게 돈을 빌려준 대주단(건설업체를 지원하기 위한 금융기관이 결합한 단체)이 해약을 요청할 수 있다.
다만 공공택지 인수를 해약할 경우 공급 금액의 10% 수준의 계약금을 돌려받지 못하며, 반환 시 발생하는 가산금리가 추가된 위약금을 지급해야 한다. 그럼에도 시행사가 공공택지 인수 계약을 해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한 건설 관계자는 “택지 해약은 당장의 손해가 적지는 않다”라면서도 “이러한 상황에도 사업자가 계약을 취소하는 것은 그만큼 업황과 내부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즉 경기 침체를 비롯해 고금리,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험 등의 건설업계에 불어닥친 위기에 일부 손해를 보고서도 시행사가 택지 해약을 단행한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사업자들은 택지 개발을 통해 높은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고, 해지를 결정한다고 한다. 실제 택지 개발 가운데 주상복합 용지의 경우 최고가 낙찰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상가 투자 인기가 사그라드는 고금리 시기에 사업자들이 더욱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공동주택용지의 경우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어 사업자들이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러한 영향으로 최근 택지 해약 건이 증가하는 것이다.
실제 파주 운정3지구 주상복합 용지(3·4블록)의 경우 대주단의 해약 요청으로 지난달(7월) 공급 계약이 해지되었다. 해당 사업장은 시행사인 DS네트웍스가 PF 방식으로 추진했으며 지난 2022년 사전청약까지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최근 업황 부진을 비롯해 공사비 상승 등의 이유로 시공사를 구하지 못하면서 사업이 불발됐다.
심지어 200억 원대의 손실을 감수하고 계약을 해지한 시행사도 있다. 올해 2월 화성 동탄2지구 주상복합 용지 C-27 블록의 시행을 맡은 유리치는 자금난의 이유로 택지를 반환하여 사업이 종료됐으며 200억 원대의 막대한 손실에도 계약을 물렀다.
특히 경기권에서 다량의 해약 사례가 확인되기도 했다. 올해 7월까지 사업지구별로 해약된 곳을 보면 경기 화성시 동탄2지구에서 5개 필지(주상복합)를 비롯해 인천시 영종지구 2개 필지(공동주택)·가정2지구 1개 필지(공동주택), 파주시 운정3지구 2개 필지(주상복합) 등이 있다.
그렇다면 시행사가 사업 개발을 포기하고 해약한 필지는 어떻게 될까. LH에 따르면 해약 후 반납된 토지의 소유권은 다시 LH로 넘어오며, 다시 재매각 절차를 밟게 된다. 해당 절차는 ‘공급계획 수립·승인’, ‘공급 방침 결정’, ‘가격사정, 공고’ 등의 일반적인 토지 매각 절차와 동일하게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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