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겠습니다” 안세영 고민 끝에 진단서와 함께 중대 결정 내렸다

안세영 국제대회 불참
무릎과 발목 부상 영향
디펜딩 챔피언 자격 출전

2024 파리올림픽의 여자 배드민턴 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이 이달 출전하기로 예정돼 있던 국제대회에 모두 불참하기로 한 것이 알려져서 충격이다. 지난 13일 대한배드민턴협회와 소속팀 삼성생명 등에 따르면 안세영은 전날 삼성생명을 통해 예정되어 있던 두 번의 국제대회 불참 의사를 진단서와 함께 협회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안세영은 오는 20~25일 진행되는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750 일본오픈과 오는 27~9월 1일 진행되는 슈퍼 500 코리아오픈에 참여할 예정이었으나 불참 의사를 밝힌 것이다.

해당 대회에 모두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뛸 예정이었던 안세영은 명목상의 불참 이유로 무릎과 발목 부상을 알렸다. 디펜딩 챔피언이란 선수권, 타이틀 등을 방어하는 현 챔피언을 뜻하며, 지난 대회에 우승한 안세영의 경우 해당 자격으로 대회에 참가할 예정이었으나 부상으로 인해 출전을 포기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안세영이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오른쪽 무릎 부상을 당했고, 한국시간으로 12일 막을 내린 2024 파리 올림픽 사전캠프에서 발목 힘줄을 다쳤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안세영이 파리올림픽 경기 도중 별다른 이상증세 없이 완주를 마치며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는 점을 주목해 불참 선언이 금메달 획득 직후 내놓았던 작심 발언과 그에 따른 후속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특히 지난 5일 시상식 이후 대한배드민턴협회의 부상 관리, 훈련 방식, 의사결정 체계 등을 비판하며 협회와 대표팀을 향해 직격탄을 날린 안세영의 발언 이후 이어진 행보로 현재 해당 시각에 힘이 쏠리고 있다. 일부 스포츠계 관계자들은 “안세영이 이런 결정하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 것인지 상상조차 안 된다.”,“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출전할 예정이었는데 이를 포기한 것에는 엄청난 결단이 따른 것이다”와 같이 평가했다.

실제로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 가운데 두 대회에 불참 의사를 밝힌 선수는 현재로선 안세영이 유일해 이런 관측에 여론이 쏠리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8일 안세영 선수는 작심 발언 이후 모든 선수가 충분히 축하받은 후 자신의 입장을 전하겠다고 밝혔으나 현재까지 추가 입장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안세영의 국제 대회 불참 소식과 함께 14일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최근 연례 포상금제를 폐지하고 관련 규정을 개정하면서 선수들의 권익을 후퇴시키게 했다는 정황이 보도됐다. 이날 스포츠 조선은 보도를 통해 배드민턴협회가 지난 6월 30일 이사회 회의에서 ‘국가대표 운영 지침 규정 개정의 건’을 심의하며 기존 ‘연례 포상제’ 조항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해당 조항은 개정 전 지침 제11조에 따라 ‘협회 후원사 국가대표 후원금의 20%를 국가대표 선수단에 경기력 성과 비로 지급한다’는 내용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규정 개정 전 성과비는 지도자에게 10%·선수에게 90%로 배분되었고, 연간 성과와 경기력 향상위원회 평가를 통해 차등 지급되는 방식을 따라왔다.

그러나 김규택 배드민턴협회 회장이 제31대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열린 제83차 이사회에서 해당 제도가 전면 폐지되며 선수 권익 보호 조치가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당초 전임 집행부가 “개인 후원 금지에 대한 민원이 계속 제기돼 왔다. 그러나 실상 당장 개인 후원을 허용할 수 없는 처지이기 때문에 협회가 후원금 집행을 독식하고, 선수에 대한 보상은 미진하다는 불만을 덜기 위해 개인 후원 규제로 인한 미실현 수입을 조금이라도 보전시키려는 의도다”라고 밝힌 것과 다른 행보로 보인다.

이런 제도는 김규택 회장의 취임 전 박기현 전 협회 회장 시절 제정된 것으로 선수들의 불만을 해소하고 사기를 진작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알려졌다.

최근 안세영 선수가 개인 후원 규제 완화와 정당한 경제적 보상을 주장한 것 역시 이런 김규택 회장 집행부의 선수 권익 보호 침해에 따른 결과로 판단된다. 현재 이를 두고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 체육회 등이 자체적인 조사에 돌입한 가운데 조사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