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폭염에 에어컨 안나와요” 통유리로 설계한 건설사가 하는 말이…

송도 더샵 센트럴파크 1차
175세대 냉방 불가한 상황
“주민들 유지 관리 문제다”

전국에 연일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인천 송도 국제도시의 유명 아파트에서 에어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입주자들이 폭염 속에서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아파트는 과거 배우 송일국이 거주해 명성을 얻은 ‘명품 아파트’로 알려지며 논란은 가중되고 있다.

송일국은 지난 2014년 KBS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통해 세쌍둥이와 호수뷰 아파트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공개하며 주목을 받았다. 높아지는 삼둥이의 인기와 더불어 이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에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송일국이 살았던 인천 연수구 송도동 더샵센트럴파크 1차 입주자대표회의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는 중앙공급식 에어컨을 사용하는데 지난달부터 냉각 배관 부식으로 작동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체 729세대 중 175세대는 냉방이 아예 안 되는 상황으로, 많은 세대가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에어컨 작동이 아예 안 되는 175세대를 제외한 나머지 세대의 경우 에어컨이 간헐적으로 가동되며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해당 아파트가 유명해진 이유 중 하나인 외관이 폭염과 더불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해당 아파트의 외관이 파도를 형상화한 통유리창으로 시공하는 방식을 적용해 햇볕과 열기에 취약하고, 실외기를 달 수 없어 세대별 에어컨 설치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주민이 중앙 냉방에 의지하고 있었다. 전 세대의 냉방을 통제할 수 있는 중앙냉방 체계가 무너지며 ‘커튼월(외부 겉면을 유리창으로 시공하는 방식)’의 문제점이 두드러지는 것이다.

실제로 해당 아파트에 거주 중인 입주민들은 “밤에는 선풍기와 냉풍기를 다섯 대 가져다 놔야 겨우 잠을 청할 수 있다”, “에어컨을 켜면 바로 꺼져버리고 억지로 작동하면 불이 날 수도 있다고 해서 아예 쓰지 않고 있다”, “아기 있는 집은 어쩔 수 없이 호텔에서 지내고 있다” 등 폭염을 피하고자 가지각색의 방법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더샵센트럴파크 1차 입주자대표회는 해안과 인접한 지역의 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부식에 취약한 용융아연도금 강관을 에어컨 배관 자재로 사용한 시공사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의 중앙 냉방 에어컨을 재가동하기 위해서는 부식된 냉각탑과 배관을 모두 교체해야 하는데, 최소 100억 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공사와 입주민들의 갈등은 예견된 것으로 보인다.

입주자대표회의 주장에 대해 시공사 측은 시방서에 명시된 정상 자재를 사용했다고 정면으로 반박하며 배관 부식의 책임이 아파트 측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공사의 한 관계자는 “냉각수 배관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된 국가표준(KS) 인증 제품을 선택했고, 배관 내부에 찌꺼기가 쌓인 것으로 미뤄 아파트 관리소의 에어컨 시설 유지·보수 소홀로 이번 사태가 벌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해당 아파트가 지난 2010년 준공됐다는 점에서 하자 보수 기간도 진작 끝나 최종 정산금 지급까지 완료된 상황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시공사 측은 주민들의 불편을 고려해 베푸는 차원에서 시간과 노력을 들여 기술적 지원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송도 더샵 센트럴파크 1차의 냉방 이상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집값 내려갈까 봐 아무 말도 못 하다가 건설사가 보수 안 된다고 하니 언론사에 제보한 거냐?”, “건설사 어디냐”, “80년대도 아니고 중앙냉방?”, “삼둥이 살던 곳 아니냐?”, “유지 문제라니 이게 무슨 X 소리냐”, “현직 건설업계 종사자인데 처음부터 배관 단가를 낮춰서 시공한 것 같다”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