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 IMF 흑자
국내 최초 민간 주도 은행
재일 교포 제일 투자금융 모태
지난 26일 신한금융그룹이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2조 7,470억 원을 시현했다고 밝힌 가운데 상반기 그룹 글로벌 손익이 전년 동기 대비 32.4% 증가한 4,108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22년 창립 40주년을 맞은 신한은행은 지점 3개로 시작해 국제 금융위기(IMF)가 닥쳤을 당시 유일하게 흑자를 낸 민간은행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에는 신한금융이 순익은 물론 시가총액에도 밀려나며 KB금융그룹에 밀린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금융계에서 1등 기업을 꼽자면 단연 신한금융을 거론할 정도로 신한은행은 금융권의 ‘인재사관학교’로 불려 왔다.
특히 대외적으로도 한국을 대표하는 금융사로 인정받아 오며 조직에 대한 강한 로열티, 고객과 영업 제일주의, 도전정신 등 보수적인 금융사들과의 차별화를 꾀하며 발전해 왔다. 국내 최초의 민간은행으로 알려진 신한은행은 어떻게 성장했을까?
지난 1982년 신한은행은 재일 교포들의 출자금으로 만들어져 국내 최초의 민간 자본 은행이라는 타이틀을 쥐고 있다. 1977년 간사이 홍은의 사주 이희건이 제일 투자금융을 세운 것이 신한금융그룹의 모태다. 이어 故 이희건 명예회장을 비롯한 341명의 재일 교포 주주들이 총 259억 원의 자본금을 출자해 신한은행을 설립한 것이다.
이후 1985년 동화 증권을 인수해 신한증권을 설립, 1988년 現 본점이 위치한 서울 중구 세종대로로 본점을 신축이전하며 그룹의 규모를 키워갔다. 이어 1년 뒤인 1989년 기업공개와 상장에 성공한 신한은행은 국내 최초로 PC뱅킹 서비스를 도입한 기업이다. 신한은행은 1944년 총수신 10조 원을 돌파하고 2년 뒤인 1966년 총수신 20조 원을 넘기는 등 빠르게 몸집을 키워나갔다.
다만, 1997년 우리나라 경제에 가장 큰 타격을 입힌 IMF가 찾아왔다. 당시 최대 국난 상황으로 정의됐던 IMF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신한은행은 533억 원의 흑자를 냈다. 이어 금융권의 연쇄도산이 일어난 1998년 590억 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거두어들이며 IMF 당시 흑자를 낸 유일한 금융기업으로 알려졌다. IMF 당시 국내 시중은행들이 낸 적자 규모만 총 12조 5,000억 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신한은행이 흑자를 낸 점은 의의가 있다.
이와 더불어 신한은행은 같은 해 동화은행을 인수하며 2000년 종합금융그룹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같은 해 9월 신한금융지주회사는 출범했다. 신한금융지주회사의 출범 이후 제주은행을 편입, 신한카드 설립, 신한신용정보 설립, 굿모닝신한증권 설립, SH&C 생명보험 설립, 신한생명 자회사 편입 등의 행보를 이어가며 국내 최고 은행의 입지를 다졌다.
지난 2003년 예금보험공사로부터 조흥은행 지분의 80.04%를 인수해 지주사로 편입한 신한은행은 2006년 금융위원회로부터 합병 본인가를 받아 통합 신한은행의 출범을 알렸다. 이에 따라 조흥은행의 사명을 신한은행으로 변경하고 기존의 신한은행 법인을 없애는 절차를 밟았다.
조흥은행의 경우 1897년 순수 민족자본으로 설립된 한선 은행을 모태로 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이다. 당초 업계 1위 자리를 지키던 조흥은행은 IMF 외환위기 당시 한보 등 기업 대출이 부실화해 자산 건전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 신한은행은 조흥은행과의 합병 이후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지난 2010년 ‘신한 사태’가 터지며 굳건하게 지켜오던 1위 자리를 다른 시중은행에 내줬다. 신한 사태란 신한금융그룹 내부 분쟁이 일며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신한은행 사이의 법정 공방이 이어진 것을 말한다. 사실상 신한 사태 이후 신한금융그룹은 국내 1등의 금융그룹이 될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연일 사업 확장에 실패하고 채용 비리가 터지는 등 기회를 놓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신한은행은 올 상반기 금융업계 중 유일하게 2조 원대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정상혁 행장 체제의 신한은행이 순항이 이어지고 있다는 방증으로 자산을 키우면서 연체율 관리에도 성공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올 연말 임기 만료가 예정된 정상혁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특히 신한은행이 정상혁 행장 체제 아래 지주-은행 협업, 신뢰 체계도 공고해졌다는 분석이 제기되며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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