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GRS ‘엔제리너스’
매장 수 900개→300개
매출 대비 초기비용 높아
국내 커피 시장 규모는 지난 2022년 3조를 넘어설 만큼 거대한 산업으로 발전했다. 그중 커피 시장의 선두 주자였던 엔제리너스는 지난 2014년 기준 국내 커피전문점 수 2위에서 올해는 18위권에도 들어서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10년 만에 시장 지배력을 대폭 잃은 셈이다.
한때 전국에 900개가 넘던 엔제리너스 매장이 올해 2월 기준 370개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치킨게임으로 치닫는 커피 시장에서 엔제리너스는 차별화를 위해 베이커리 특화 매장 등을 열며 돌파구를 마련했지만, 두드러지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반면 저가 커피 브랜드의 경우 지속 매출이 증가하고 있어 상반된다.
지난 2000년 6월 롯데백화점 강남점에 첫 매장을 연 엔제리너스는 ‘자바커피’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다. 이후 사명은 현재의 ‘엔제리너스’로 변경되었다. 엔제리너스는 특히 국내 대기업인 롯데의 자회사 롯데GRS의 커피 브랜드로 유명해지면서 사업 초반 큰 인기를 끌었다.
또한 눈에 띄는 ‘반값’ 마케팅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지난 2015년 엔제리너스는 주문 멘트에 따라 할인율을 달리 적용하는 ‘따뜻한 말 한마디’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에 대해 당시 엔제리너스 측은 “고객과 바리스타 모두 따뜻한 말로 소통하자는 의미를 담아 이벤트를 기획했으며 매주 특정한 요일에 정기적으로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라며 취지를 밝혔다. 배려하는 말과 행동으로 상대방을 존중하는 문화를 만든다는 측면에서 칭찬받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엔제리너스는 커피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GRS의 그룹 후광에 걸맞지 않은 저조한 실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올해 롯데GRS와 공정거래위원회 프랜차이즈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2월 기준 엔제리너스의 전국 매장 수는 373개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새 39개나 줄어든 것이다. 특히 엔제리너스의 가맹점 수는 최근 4년간 지속 감소세로 집계됐다. 가맹점 수는 2020년 428개, 2021년 373개, 2022년 335개, 2023년 310개로 줄어들고 있다. 100개 넘는 매장이 문을 닫은 것이다.
엔제리너스의 가맹점 수 감소를 두고 업계에서는 면적(3.3㎡)당 평균 매출액 대비 초기 비용이 높게 책정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엔제리너스의 면적당 평균 매출액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기준 3,119만 원에서 2년 후 2022년 424만 원으로 3년 새 86% 큰 폭 감소했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 한 관자는 “초기 비용 대비 매출이 아쉬운 편이다”라며 “보증금, 교육비 등 가맹비 외에도 동종 브랜드 대비 높은 비용 수준을 보여 예비 창업자들이 가맹점을 열기 부담스러울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여러 지적에 엔제리너스는 신제품을 내며 반등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지난 4일 엔제리너스는 여름철 인기 메뉴인 ‘아메리치노’를 리뉴얼한 신메뉴인 ‘아메리치노 크러쉬’를 론칭했다.
더하여 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을 위한 노력을 전하기도 했다. 엔제리너스 한 관계자는 “전략적으로 매장 수보다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집중하는 상황이다”라며 “플래그십스토어를 비롯해 베이커리 카페를 통해 커피뿐 아니라 여러 디저트까지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넓히기 위해 직영점 위주로 운영한 이후 가맹점을 확대할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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