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사각지대 주차 타워
50만 원으로 입막음 시도
대구 추락사 벌써 잊었나?
운전 중 가장 답답한 순간을 꼽는다면 주차 공간의 협소함을 말하곤 한다. 이는 매년 늘어나는 차량과 달리 이를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제한되어 있어 나타나는 현상이다. 특히 오래된 건물일수록 이 같은 문제는 더욱 크게 느껴지는 가운데 최근 이러한 주차 공간을 해결하기 위해 자주 목격되는 것이 있다.
그 정체는 일반적인 주차장에 비해 큰 면적을 필요하지 않고 주차 공간을 늘릴 수 있는 ‘기계식 주차장’이다. 하지만 잘못된 기계식 주차장 관리로 운전자들이 피해를 입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 한 운전자는 하마터면 추락사고로 이어질 뻔한 황당한 경험을 하기도 했는데, 해당 관리자 측이 돈으로 무마하려 한 사실이 드러나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뻥 뚫린 바닥에 그대로
추락할 뻔한 차주
3일 SBS는 건물 내 기계식 주차장 이용하려던 승용차 차주 A씨가 겪은 아찔한 상황을 전했다. A씨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계식 주차장으로 천천히 진입했지만, 뻥 뚫린 리프트 바닥에 더는 앞으로 가지 못하고 대롱대롱 매달린 채 구조를 기다렸다.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처럼 위험천만하게 매달려 있던 A씨 차량은 앞바퀴에 와이어를 매달고 나서야 겨우 빼낼 수 있었다.
추후 확인해 보니 이날은 관리업체가 기계식 주차장을 점검하는 날이었던 것. 이를 두고 A씨는 “점검한다는 사전 협의도 없었을뿐더러 문을 잠가두지 않은 상태였다. 최소한 트래픽콘이라도 세워 뒀으면…”이라고 관리업체의 안일한 관리를 지적했다.
종이 한 장만 남긴 관리자
네티즌들 분노 폭발했다
그러자 해당 기계식 주차장 관리 업체 측은 사고 전에 터치스크린에 ‘점검 중’이라는 안내를 종이로 붙여 놨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A씨는 해당 기계식 주차장의 경우 차량에 리프트 문 앞 가까이 가니 열려 들어갔다고 반박했다. 자칫 목숨까지 잃을 뻔한 A씨에게 기계식 주차장 측은 더욱 황당한 행동을 선보였다. 이번 일에 대해 합의금으로 50만 원을 제안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같은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500만 원을 줘도 모자랄 판에 고작 50만 원?”, “인명 사고 안 났다고 대처가..”, “전륜구동이라서 천만다행이지 후륜구동이었으면 이미 이 세상에 없었을 듯”, “저 기계식 주차장 관리자 신상 공개해라”, “차주는 진짜 죽음의 문턱에서 탈출한 셈..”, “보는 내 가슴이 다 철렁하네”, “너무 무섭다”, “사고 수습이 정말 역대급이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5년간 12명이 사고로 사망
법 개정은 제자리걸음
한편 지난해 5월 대구 북구 관음동의 한 상가 건물 기계식 주차장에 진입하던 20대 여성이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평소 해당 건물을 자주 이용하던 여성이 입구가 열려 있는 것을 보고 진입하다 참변을 당한 것이다. 경찰은 사고 원인으로 주차장 관리자 부재를 지목해 당시 건물주와 관리업체 관계자 등 4은 주차장법 위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2월 금고 6~8개월 형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문제는 기계식 주차장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5년간 기계식 주차장 사고로 12명이 사망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기계식 주차장 관리 지침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과연 언제쯤 법 개정이 통과돼 운전자의 안전을 지킬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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