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채 발견된 장제원 전 의원, 유서 내용 보니..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3월 31일 밤, 서울 강동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현장에서는 고인이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가 발견됐으며, 유서에는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발견 시각은 밤 11시 40분경으로, 해당 오피스텔은 장 전 의원이 개인 업무 목적으로 임대해 사용해 온 곳으로 확인됐다. 시신은 서울 성모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장례는 지역구였던 부산에 빈소가 차려질 예정이다.

경찰은 타살로 의심할 만한 외부 흔적은 없다고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유서 외에도 장 전 의원이 남긴 물품에 대해서는 정밀 감식이 이뤄지고 있다. 장 전 의원은 최근 자신이 부총장으로 재직하던 2015년 11월 발생한 비서 A 씨 성폭력 의혹과 관련해 고소를 당해 경찰 수사를 받고 있었다. 지난 1월 고소장이 접수된 이후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고, 그는 지난달 28일 피고소인 신분으로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당시 장 전 의원은 혐의를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 측은 사건 당시 호텔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동영상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서, 문자 메시지 등을 경찰에 증거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영상에는 장 전 의원이 피해자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물을 가져오라고 요청하며, 피해자가 훌쩍이며 이에 응하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국과수 감정 결과, A 씨의 신체와 속옷 등에서는 남성 유전자가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A 씨 측은 4월 1일 오전 기자회견을 예고했으나, 장 전 의원의 사망 소식이 전해짐에 따라 이를 취소했다. 정치권에서는 갑작스러운 비보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으며, 지역 정가에서도 큰 충격을 받은 분위기다. 장 전 의원과 가까웠던 인사들 사이에서는 최근 경찰 조사 이후 심리적 부담이 컸다는 반응도 나왔다.

국민의힘 수원시정 당협위원장이자 범죄심리학자인 이수정 경기대 교수는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이런 선택밖에 없었는지 안타깝다”고 전했다. 한편, 장 전 의원은 18·20·21대 국회의원을 역임했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시절 비서실장을 지내는 등 여권 내 주요 인사로 활동해 왔다. 그는 앞서 제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