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1만 명 처리 가능” 2억 원 대량 입찰
8천만 원 들여 ‘거짓말 탐지기’ 발주
한덕수, 직무 복귀 후 ‘이것’ 강조

윤석열 대통령이 석방된 직후 국방부가 대량의 영현백을 추가 구매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영현백’은 시신 수습용 군수품으로, 전시나 재난 상황에 사망자의 유해를 임시 수습하기 위한 군수 장비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군재정관리단은 윤석열 대통령이 석방된 지 나흘 만인 3월 12일 영현백 3,116개에 대한 입찰 공고를 냈다. 이 입찰은 ‘긴급’으로 분류됐으며, 예산은 약 1억 9천만 원이 책정됐다.

영현백 1개당 시중 가격이 약 2만 원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 구매하는 영현백은 산술적으로 사망자 1만 명 이상을 처리할 수 있는 수량이다.
이후 3월 18일에는 국방부 조사본부에서 8천만 원을 들여 ‘거짓말 탐지기’도 발주한 것으로 나타나, “국방부에서 거짓말 탐지기가 왜 필요하냐?”라는 의문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주목할 점은 군이 이미 지난해 12월에도 영현백을 대량 구매한 전력이 있다는 것이다. 군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106개, 2022년 1,565개, 2023년 1,890개였던 영현백 보유량이 2024년 12월에는 4,940개로 크게 늘었다. 이는 평소 보유량의 2배 가까운 3,114개를 추가 구입한 결과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영현백 대량 구매가 12.3 비상계엄 및 2차 계엄 가능성과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MBC는 지난해 8월 2군단 소속 군무원이 종이관 제조업체에 “사망자가 예를 들어 3천 개가 필요하다면 어떻겠냐?”며 종이관 1천 개 구매 가격을 문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한덕수 총리는 탄핵 기각으로 직무에 복귀하자마자 24일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했다. 한 대행은 “북한은 핵, 미사일 위협을 포함한 군사 도발을 지속하고 있으며, 우리 정부와 기업, 국민을 향한 사이버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며 안보 심각성을 언급하고, 철저한 대비 태세 유지를 거듭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내란 혐의로 구속기소 되었다가 석방된 직후,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선고를 눈앞에 둔 시점이다. 이미 수천 개가 확보된 영현백이 대량으로 ‘긴급 발주’됐다는 점에서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본인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군이 1억 9,000여만 원의 예산을 책정하고 대규모로 영현백 구입에 나선 이유를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육군 관계자는 “군의 전시 대비 군수 물품 확보를 위해 정상적으로 추진한 것”이라며, “3월 12일에 공고된 영현백 3천여 개도 2022년에 이미 계획됐던 수량”이라고 해명했다.
국방부 전하규 대변인도 “영현백은 군이 여러 전투 준비 태세를 하는 데 필수적인 군수물자 중 하나”라며 “계엄과 연계돼 있다는 인식이나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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