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선수 전영 오픈 우승
김택규 전 회장 연임 실패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앞서 ‘2024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알린 안세영(삼성생명)이 배드민턴 세계 최고 권위 대회인 전영 오픈 정상에 오른 가운데 그와 마찰을 빚었던 김택규 전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의 행보가 엇갈려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지난 17일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 투어 슈퍼 1000 전영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왕즈이(중국·2위)를 2대1(13-21 21-18 21-18)로 이겼다.
특히 그는 이 대회에서 지난 2023년에 처음 우승의 감격을 거머쥐었던 것에 이어 2년 만에 다시 한번 최정상의 자리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안세영 선수는 32강과 16강에서 각각 가오팡제(중국·15위), 커스티 길모어(스코틀랜드·33위)를 상대로 승리를 따냈으며. 8강에서 천위페이(중국·13위)를 꺾고 4강에 진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야마구치 아카네(일본·3위)까지 무너뜨리고 결승에 진출한 안세영은 왕즈이와 우승을 놓고 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초반까지 안세영의 기세는 좋지 않았다. 이는 안세영이 몸이 무거운 모습을 보이며 왕즈이에게 1게임을 내줬기 때문이다.
이후 반격을 꾀한 안세영은 날카로운 공격과 단단한 수비를 보여주며 2게임을 가져오는 반전 드라마를 그렸다. 그런데도 우승을 위해서는 3게임 승리가 필요했다. 이에 다시 한번 심기일전한 안세영은 압도적인 체력을 앞세워 상대의 공격을 모두 막아냈다.
이날 18대18로 팽팽했던 3게임 막판 체력이 떨어진 왕즈이가 3연속 범실을 저지르며 안세영의 역전 우승이 확정되며 경기장은 환호로 뒤덮였다. 이는 1시간 35분간 진행된 결승전에서 안세영의 투혼이 빛났기 때문이다.

앞서 4강전에서 허벅지를 다친 그는 이날 다리를 절뚝이면서도 강점인 수비로 버텨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그는 올해 출전한 경기에서 무려 20연승을 기록해 전승했다.
또한, 말레이시아오픈, 인도오픈, 오를레앙 마스터스에 이어 전영오픈까지 4개 대회 연속 우승에 성공하며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였다. 여기서 전영오픈은 1899년에 시작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권위 있는 배드민턴 대회로 알려졌다.
국민의 환호를 받는 안세영과 달리 그와 갈등을 빚었던 김택규 전 회장은 대한배드민턴협회장 연임에 실패한 이후 선거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소송을 제기하는 등 좋지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택규 전 회장은 지난 13일 서울동부지법에 대한배드민턴협회를 상대로 당선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그는 자신을 제치고 당선된 김동문 원광대 교수에 대해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체육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열린 제32대 대한배드민턴협회장 선거는 후보자 등록 과정부터 소송전에 휩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대한배드민턴협회 선거운영위원회가 김택규 전 회장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며 후보자 등록을 무효로 했는데, 김택규 전 회장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법원이 김택규 전 회장의 손을 들어주며 협회장 선거에 김 전 회장이 출마하기도 했다. 다만, 지난 1월 진행된 선거에서 김 전 회장은 김 교수(154표)보다 적은 표(64표)를 얻어 낙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투표 결과에 불복한 그는 다른 후보보다 일주일 이상 선거 운동을 할 수 없었고, 기호 추첨 과정에서 공평한 기회를 보장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선거 결과를 두고 공방전을 시작한 것이다.
한편, 김택규 전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은 보조금법 위반과 직장 내 괴롭힘 등 각종 의혹으로 지난해 10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해임 요구를 받은 인물이다. 이에 김택규 전 회장이 투표의 무효를 주장하자 재판부는 “선거인명부나 후보자 추첨 기호가 중요한 것은 상식”이라면서도 “선거 결과와 공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주장해달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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