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이익 증가
기업은행 부당대출 사고
기업은행 노동조합 갈등 격화

IBK기업은행이 지난해 실적 선방에도 불구하고 부당대출, 노사갈등, 통상임금 소송 패소 등 여러 악재에 시달리며 경영진에 대한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기업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 6,738억 원으로 전년 대비 0.1% 감소했다. 그러나 자회사를 제외한 은행 별도 순이익은 2조 4,463억 원으로 1.4% 증가하며 안정적인 성과를 보였다. 이는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가운데서도 중소기업 대출을 꾸준히 확대하고 충당금을 감축하는 등의 성과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로 기업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247조 2,000억 원에 달하며 전년 대비 5.7% 증가, 시장 점유율 23.65%를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지켰다. 기업은행 측은 “올해에도 어려운 중소기업에 지원하고 지난해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차질 없이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기업은행은 실적 방어에도 불구하고 내외부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부당대출 사건이다. 지난달 9일 기업은행은 239억 5,000만 원 규모의 부당대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는 퇴직한 기업은행 전 직원과 현 직원이 결탁해 부동산 담보가치를 부풀려 부당대출을 실행한 사건이다.
이 사건에는 서울 강동구의 여러 지점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이복현 원장은 부당대출 문제에 대해 “매우 심각한 문제로, 끼리끼리 문화나 온정주의 문화, 외연 확장 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큰 책임을 물으려고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해당 사건을 조직적인 문제로 보고 있으며 증거 인멸 우려도 있어 더욱 철저한 조사를 예고했다. 부당대출 사건 외에도 기업은행은 노사갈등과 통상임금 소송에서도 곤란한 상황에 부닥쳐 있다. 지난해 말에는 노동조합과의 갈등이 격화되어 지금까지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노동조합은 특별성과급 지급, 체납된 시간외수당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기업은행은 총액 인건비 제도를 이유로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고 견해를 밝혔다. 그 결과 노조는 지난해 12월 27일 총파업을 단행했으며 임단협 협상이 타결되지 않자, 추가 총파업을 논의 중이다. 노사 갈등이 지속되면서 기업은행은 내부에서부터 외부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기업은행은 통상임금 소송에서도 패소하면서 큰 부담을 지게 되었다. 퇴직한 1만 2,000명에 대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해 각종 수당과 퇴직금을 재산정해 지급하라는 소송에서 대법원은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리며 기업은행에 약 2,000억 원 이상의 비용 부담을 안기게 되었다.
현재 진행 중인 2차 소송에서 또다시 패소할 경우 추가로 1,000억 원 이상을 지급해야 할 상황이다. 김성태 행장은 2023년 취임사에서 “고객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 체계를 완성하고 철저한 내부통제로 금융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하겠다”라고 언급했으나 그동안 전·현직 직원들의 부당대출 사건이 계속 발생하면서 이 발언이 무색해졌다.

또한 김 행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금융사기 예방 등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고, 책무 구조도 기반의 내부통제 관리 체계를 빠르게 안착시킬 것”이라고 강조했으나 실제로 그의 임기 동안 발생한 여러 금융사고로 인해 책임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김성태 행장의 임기 마지막 해를 맞아 기업은행이 쌓인 악재를 해소하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결국 기업은행은 외부적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내적으로 큰 위기를 맞고 있으며 경영진에 대한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과 함께 향후 더 철저한 내부통제 시스템의 구축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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