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취업자 수 최저치
경기 부진 고용 영향 시작
국가산업단지 인구 감소 경제위기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가 1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는 소식은 장기화한 경기 부진이 경제 후행 지표인 고용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전체 취업자 수는 2,787만 8,000명으로 전년 대비 13만 5,000명이 증가했다. 하지만 이 수치는 주로 정부의 직접 일자리 사업인 보건·사회복지 및 공공행정 분야에서 나타난 고용 증가 덕분이었다.
반면 제조업 분야의 취업자는 5만 6,000명 감소한 439만 6,000명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2013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로 경기 침체가 제조업 고용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2023년 초반부터 감소하는 추세였다. 그해 11월까지는 수출 부진으로 인해 취업자가 줄어들었고 12월부터는 수출 실적이 개선되면서 잠시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경기 불황이 건설업과 도소매업을 비롯한 여러 업종으로 확산하면서 제조업도 예외 없이 영향을 받았다. 철강, 화학, 소비재 등 주요 제조업 분야에서 경기가 침체하면서 제조업 취업자 수는 7월부터 다시 감소세를 보였다.

이와 더불어 한국 경제의 성장을 이끌었던 국가산업단지들이 현재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1960년대부터 시작된 국가산단은 한국 경제의 고도성장기를 거쳐 국가 기간산업의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제조업 불황과 함께 쇠퇴의 길을 걷고 있으며 그 여파는 지역 경제와 직결되면서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과거의 영광을 되찾지 못하고 있는 국가산단들은 이제 ‘한국판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로 전락할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런 변화는 미국의 쇠락한 공업지대들이 부활을 꿈꾸고 있는 상황과 대조를 이루며 한국의 산업 구조와 경제 정책에 큰 도전 과제가 되고 있다.

국가산단의 쇠퇴는 생산성 저하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지역 경제의 전반적인 침체를 초래하며 국가산단에 의존해 온 많은 지역에서 인구 감소와 경제 위기를 동반하고 있다. 경북 구미의 1~4 국가산단은 대표적인 사례이다. 구미산단은 2013년을 기점으로 전성기를 맞이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그 실적은 반토막이 나버렸다.
2013년 구미산단의 수출 실적은 329억 9,800만 달러에 달했으나 2023년에는 그 수치가 181억 2,100만 달러로 하락했다. 대기업들이 생산 단가를 낮추기 위해 해외로 생산 설비를 이전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구미산단의 활력을 급격히 떨어뜨렸으며 그 영향은 지역 경제에까지 미쳤다.

구미시 인구는 2015년 42만 명에서 현재 40만 4,000 명으로 감소했으며 지역의 평균 연령은 35.6세에서 42세로 상승했다. 구미는 더 이상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의 중심지가 아니게 되었다. 전북 군산 국가산단 또한 과거의 영광을 잃었다. 군산 국가산단은 한때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한국GM 군산공장을 중심으로 지역 경제의 43%를 차지하며 성장했다.
하지만 2017년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가동 중단과 2018년 한국GM 군산공장의 폐쇄로 큰 타격을 입었다. 군산 형 일자리 사업으로 군산 산단의 부활을 도모했지만, 최근에는 명신이 경영난에 빠지면서 회복세가 주춤하고 있다. 군산 산단의 생산 실적은 전성기였던 2011년에 9조 9,799억 원을 기록했으나 2020년에는 5조 1,825억 원으로 감소했다. 이는 군산뿐만 아니라 전라북도 전역의 경제에 큰 영향을 미쳤고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과거에는 제조업 중심의 국가산단이 지역 경제를 견인했지만, 이제는 국가산단의 쇠퇴가 지역 경제의 침체를 부추기는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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