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소득 물가 격차 최대
스크루플레이션 용어 등장
물가 잡히지 않고 계속 인상

근로자들의 월급 상승세는 2년 연속 둔화하였지만 소비자 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근로 소득과 물가 간의 상승률 격차가 금융위기 이후 최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인당 평균 근로소득은 총급여 기준으로 4,332만 원으로 1년 전의 4,213만 원보다 2.8% 증가했다.
그러나 이는 코로나19가 본격화한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2021년 5.1%까지 상승했던 근로소득 증가율은 2022년 4.7%, 2023년 2.8%로 둔화했다.

20대와 60대 사이의 임금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지난해 60대의 월평균 임금은 251만 6,000 원으로 20대보다 17만 6,000 원 많았다. 2001년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60대 임금은 항상 20대보다 낮았으나 2018년과 2019년 최저임금 급등으로 잠시 역전되었던 시기를 제외하고 2023년부터는 60대 임금이 20대보다 높아졌다.
20대의 임금이 사실상 하락한 가운데 60대는 안정된 임금을 받으며 고용시장에서의 격차가 더욱 확대된 상황이다. 근로소득이 소폭 증가했지만, 물가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2023년 소비자 물가는 1년 전보다 3.6% 상승했으며 2022년에도 5.1% 상승률을 기록해 2년 연속 큰 폭으로 오른 상황이다.

이에 따라 근로소득과 소비자물가 간의 상승률 차이는 -0.8%포인트로 나타났으며 이는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마이너스 차이다. 2022년에도 근로소득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밑돈 것에 이어 2023년에는 그 격차가 더 확대된 것이다. 2023년 근로소득자의 세 부담은 다소 줄어들었으나 그 효과는 주로 상위 소득자에게 집중되었다.
2022년 국회와 정부는 서민과 중산층의 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세법을 개정하고, 과세표준을 상향 조정하는 등의 조처를 했다. 그 결과 2023년 1인당 평균 결정세액은 428만 원으로 전년 대비 6만 원 줄어들었지만, 이는 중·하위 소득자보다 최상위 소득자에게 더 집중됐다.

근로소득자 중 최상위 0.1%인 2만 852명의 1인당 평균 근로소득은 9억 6,004만 원에 달했으며 이들이 납부한 세액은 3억 3,290만 원으로 전년 대비 5.2% 감소했다. 반면 중위 50% 소득 구간에 속하는 20만 8,523명의 1인당 평균 근로소득은 3,302만 원으로 이들의 1인당 평균 결정세액은 29만 2,054원으로 전년 대비 0.9% 증가했다.
사교육비 또한 상승했다. 전국 체인망을 가진 어학원들은 인건비와 전기료 상승 등을 이유로 학원비를 인상했다. 또한 서울과 경기 지역의 지하철 요금 인상이 예고되어 있으며 이에 대한 부담이 서민들 사이에서 많이 증가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월급이 올라도 가난해지는 이유는 물가 상승에 비해 월급 상승이 미미하기 때문이다”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한편 생활물가 상승이 전방위적으로 확산하면서 ‘스크루플레이션(screwflation)’이라는 새로운 용어가 등장했다. 이는 물가는 오르는데 경기가 침체하고 임금이 제자리인 현상을 뜻하는데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가계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원자잿값 상승과 고환율 등으로 당분간 물가가 잡히기 어렵다고 예상하며 이에 따라 가격 인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의 근심은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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