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L코리아 패러디 논란
뉴진스 하니·한강 작가
방심위 “법 달라 심의 못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에 쿠팡플레이 코미디 프로그램 ‘SNL코리아’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과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증언하기 위해 국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뉴진스 멤버 하니를 묘사한 장면에 대한 민원이 접수됐다. 현행법상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방송법을 적용받지 않기 때문에, 방심위는 ‘심의 불가’라는 판단을 내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NL코리아는 지난 19일 공개된 ‘시즌6’ 8회에서 한강 작가의 인터뷰 장면과 최근 화제가 된 뉴진스 멤버 하니의 국정감사 참고인 조사 장면을 소재로 한 코미디를 선보였다.
특히 ‘국정감사’ 코너에서 베트남계 호주인인 하니의 대역을 맡은 배우 지예은은 어눌한 한국어 말투를 연기하면서 논란이 됐다. 한화오션 정인섭 거제사업장 사장(대외협력실장)이 하니와 ‘셀카'(셀프카메라)를 찍는 장면도 패러디됐다. 앞서 중대재해 사고로 총 5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증인으로 국정감사에 출석한 정인섭 사장은 사진 촬영 논란으로 지적받았다.
이를 본 뉴진스 팬들은 온라인커뮤니티와 연기한 배우의 개인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에 “외국인 인종차별이다”라고 주장하며 “하니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반면 국정감사라는 중요한 자리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사안의 본질보다 연예인의 등장에만 주목되는 사회 현상을 꼬집었을 뿐이라는 반론도 적지 않다.
뉴스를 패러디하는 코너인 ‘위크엔드 업데이트’에선 배우 김아영이 한강 작가의 대역을 맡아 노벨문학상 수상 소감을 말하는 장면을 패러디했다. 이 장면에서 김아영은 한강 작가가 과거 공개석상에서 보인 나긋한 말투와 다소 움츠린 자세 등을 과장해 표현했다. 김아영은 표정 묘사까지 이어가며 실눈을 뜬 채 연기했다.
이를 두고 일부 시청자는 온라인커뮤니티 등에서 “목소리와 외모를 조롱하는 것이라 불쾌감이 든다.”, “노벨문학상 작가를 희화화하지 말라”, “한강 작가가 불쾌할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실망감을 표했다. 반면 일부 시청자는 “패러디하는 예능에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만한 연기였다.”, “정치인도 패러디하는데 사회적 이슈인 한강 작가 패러디를 왜 못 하냐”, “외모와 모습이 비슷해서 신기한 느낌을 받았다. 조롱하는 거 같지는 않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네티즌들은 SNL코리아에 실망감을 표하며 SNL코리아 관계자들을 엄벌해달라는 내용을 담아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방심위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방심위에 제출된 민원은 수십 건에 달하지만, OTT는 방송법이 아닌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규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심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대해 방심위 한 관계자는 “뉴진스 팬클럽을 중심으로 국민신문고를 통해 민원을 넣자는 움직임이 나오면서 이걸(SNL코리아) 방송이라 생각하고, 방송심의규정 등을 적시하여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행법상 OTT는 방송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SNL코리아는) 방심위에서 심의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즉 현재 SNL코리아에 대한 규제는 방심위가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OTT는 전기통신사업법에서 정보통신망을 통해 영상물 콘텐츠를 제공하는 부가통신역무로 정의되어 있다. 이에 전기통신사업법 규제가 적용된다. 규제 논란이 제기되자 방송법을 비롯해 전기통신사업법, IPTV법 등 미디어 관련법을 통합하는 법안의 필요성이 나오는 상황이지만, 아직 구체화되진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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