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보증기금 대위변제액 증가
지난해 538억 4,800만 원 수준
원클릭 보증의 허술한 심사 논란
최근 기술보증기금의 사고 금액이 올해 3분기 만에 1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이 중 6,364억 원은 ‘연체’로 인한 사고 금액으로, 중소·벤처기업의 자금 조달 여력이 부족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져서 충격이다.
이와 더불어 기술보증기금이 기업의 매입·매출과 직원 근무 여부도 확인하지 않은 채 대출을 해주는 등 ‘원클릭 보증’ 사고 건수와 대위변제액이 폭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담보 능력이 미약한 혁신형 기업에 쓰여야 할 공적 자금이 기술보증기금의 허술한 심사로 국민 세금이 줄줄 새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기보에서 발생한 사고 금액(직접보증 기준)은 1조 363억 원 수준으로 확인됐다. 이어 사고 업체 수는 3,611개로 나타났다.
지난해 1조 1,832억 원을 기록하며 1조 원을 돌파한 기보 사고 금액에 이어 올해는 3분기 만에 1조 원을 가뿐히 돌파하며 사고 금액은 남은 기간을 고려했을 때 지난해 규모를 뛰어넘을 전망이다. 또한, 사고 금액이 커지면서 기보의 대위변제 금액과 대위변제율도 높아졌다는 점 역시 문제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보의 대위변제 금액은 1조 1,058억 원으로 대위변제율은 3.43%에 달한다. 이어 올해 9월 기준 대위변제 금액은 9,791억 원으로 대위 변제율은 3.06%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즉, 이를 연간 환산율로 계산하면 4.08% 수준으로,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대위변제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술보증기금의 ‘원클릭 보증’ 대위변제액이 최근 5년간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0년 2억 4,600만 원에 불과했던 대위변제액은 2021년 46억 7,900만, 2022년 186억 400만 원을 기록하더니 지난해에는 538억 4,800만까지 늘어난 것이다. 특히 올해 1~8월 대위변제액은 295억 4,200만 원으로 집계되며, 5년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기술보증기금은 원클릭 보증 사고로만 1,069억 원을 대위변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른 보증사고 건수 역시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20년 4건이었던 보증사고 건수는 지난해 595건까지 늘어난 상황으로 파악된다. 특히 올해 1~8월 보증사고는 547건으로 지난해 사고 건수를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사고 건수와 대위변제액이 폭증한 데에는 경기 침체뿐 아니라 원클릭 보증의 허술한 심사가 작용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당초 원클릭 보증은 대면 상담이 먼저 이뤄지는 통상의 기술 보증서 발급 과정과 달리 체크리스트 등 작성한 서류를 디지털 영업점에 제출하는 비대면 절차로 시작돼 비교적 간소한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원클릭 보증의 간소한 절차를 악용하는, 이른바 ‘작업 대출’ 일당도 등장해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5월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을 내세워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기술 보증서를 받은 후 시중 은행에서 100억 원대 대출 사기를 벌인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히기도 했다.
이어 기술 보증 신청에 맞춰 최근 개설된 사업장에도 충분한 서류 심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기술보증기금의 허술한 관리 체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는 당초 기존 사업장에도 실제로 매입·매출이 있었는지와 직원 근무 여부를 확인해야 했지만 이에 대한 심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이에 담보 능력이 미약한 혁신형 기업에 쓰여야 할 공적 자금이 기술보증기금의 허술한 심사로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기술보증기금의 허술한 심사 체계로 인해 국민의 혈세가 줄줄 새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권향엽 의원은 “촘촘한 검증 절차를 통해 정책자금을 노리는 금융 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정책 금융기관의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범죄 징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한편, 금융 부조리 문제에 대한 원포인트 전수조사를 통해 현장 조사 매뉴얼이나 체크리스트를 전면 수정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허종식 의원 역시 “올해 9월 기준 기술보증기금 정책자금 사고 금액이 1조 원을 넘어선 것은 최근 중소기업의 경영난이 재정 건전성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라며 “내수 부진과 정책 엇박자로 우리 경제에 빨간불이 들어온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허종식 의원은 “경제 난맥상 속에서 우수 기술기업이 어려움을 타개할 수 있도록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히며 관련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댓글1
이성근
기술보증기금 직원들 철저하게조사해서 비리가없는지 국민세금으로 장난질 못하게해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