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첫 대규모 희망퇴직
3,780명 본사 인력 전출
4,000명 인력 감축 단행
최근 국내 3대 이동통신사 중 하나인 KT가 인공지능(AI) 열풍으로 급변하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AICT(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 전환’이라는 대형 과제를 풀어내려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김영섭 KT 대표의 지도력이 아쉽다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8월 열린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된 김영섭 대표는 취임 직후 통신에 대한 전문성은 부족하지만, 개혁을 통해 KT를 통신 전문 기업으로 도약시키겠다고 자신감을 비친 바 있다.
다만, 취임 1년이 지난 현재 KT 새 노조에서 내부 노동자 관점으로 경영에 대해 평가한 결과 비리 경영진 청산 및 경영 공백 정상화 C등급, 컴플라이언스 경영 준수 D등급, 통신사업 역량 강화 C등급, 신성장 비전 제시 C등급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즉, 위 등급을 종합한 결과 김 대표의 경영평가는 최종 C등급을 받아 힘겹게 낙제를 면한 것이다.
당초 취임 직후 일감 몰아주기 등 경영 문제에 연루된 박종욱, 신현옥 등의 임원을 빠르게 해임한 김영섭 대표는 내부 인사를 재배치하면서 경영 공백 최소화를 즉각 시행하는 행보를 보여왔다. 다만, 이들의 해임 이후 인사 개혁이라고 볼 수 있을 만한 임원 조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업계에서는 김영섭 대표가 내부 개혁 동력을 상실한 게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전임 경영진이 낸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 과징금에 대한 구상권 청구 등 시민의 요구를 이행하지 않아 적극적인 과거 청산과는 다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대규모 인원 감축에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아주경제의 단독보도에 따르면 11일 KT는 오는 15일 이사회를 열고 신설 법인 2곳의 설립을 의결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즉, KT는 내년 1월 1일 설립 예정인 해당 법인에 총 3,780명의 본사 인력을 전출할 예정이다.
신설 법인 두 곳은 모두 통신 네트워크 운용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선로 통신시설, 고객 개통 업무 등을 하는 3,400여 명의 인력은 ‘KT OSP(가칭)’로 배치되고, 전원시설 등 유지보수 업무 등을 하는 380명의 인력은 ‘KT P & M(가칭)’으로 전출하는 방식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회사 전환 배치 인원 중 실 근속 10년 이상 직원은 KT에서 받던 기본급의 70%만을 받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내부 반발이 일어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다만 전환 배치 시 별도의 일시금이 지급되며, 금액은 연차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2억 원 선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170여 명 규모의 고객상담 관리(CRM) 관련 인원은 다른 자회사인 KT IS나 KT CS로 전환 배치될 예정으로 확인됐다. 이 역시 두 회사의 연봉 테이블이 KT보다 낮은 만큼 전환 배치 후 받는 기본급은 50%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되나, 이들에게는 최대 약 3억 원의 일시금이 지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KT는 해당 직군 대상 특별 희망퇴직도 실시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KT는 회사 잔류나 전출 대신 희망퇴직을 택하는 인원들에게는 최대 3억 2,000만 원에 달하는 금액을 퇴직금으로 지급한다고 밝혔다. 해당 퇴직금은 기존 지급률 대비 높은 수준으로, KT 측은 “역대 최고 수준의 일시금 지급으로 제2의 인생을 설계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인력 감축에 대한 계획은 이달 하순부터 곧바로 진행될 예정이며, 오는 21일부터 전출 희망자를 신청받는다. 전출 희망자의 신청 이후 이달 중으로 대상자 발령이 진행된다. 이어 희망퇴직 접수 역시 비슷한 시기부터 받을 전망이며 다음 달 초 희망퇴직이 이뤄질 것으로 추측된다.
한편, 업계에서는 KT의 인력 감축을 두고 인공지능(AI)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인건비를 절감하려는 차원으로 해석했다. KT가 제시간 인력 감축 계획이 현실화할 경우 지난 6월 기준 1만 8,617명에 달하던 KT의 직원 수는 1만 2,000명 수준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김영섭 대표가 대규모 인력 감축을 두고 ‘인위적 구조조정’이 없다고 공언했으나 이에 대한 직원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실제로 KT 노동조합에 이 같은 내용을 최근 사측에서 통보했으나, KT 노조는 이에 반발해 오는 17일 회사 결정에 반대하는 집회를 단행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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