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에코시티 공실
전북 공실률 19.1%
전국 시도 中 5번째 기록
최근 코로나19의 여파가 비교적 수그러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 침체가 이어지면서 시내 상점가에 빈 상가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건물 한 채가 아예 비어 있는 경우를 종종 찾아볼 수 있으며, 이런 상황에 임대료를 받지 않겠다는 파격 조건을 내건 건물주가 등장할 정도로 상가 경기가 좋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코로나19 피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지역 상권이 고금리·고물가에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는 영향으로 보인다.
지난달 22일 한국부동산원 부동산 통계 뷰어에 공시된 올해 2분기 전북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9.1%로 코로나19 때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반해 소규모 상가는 면적이 작고 임대료가 저렴해 공실률이 9.0%에 그쳤지만 10곳 중 1곳은 공실이다. 즉, 공실률이 높다는 것은 문을 닫는 자영업자가 많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휴업과 폐업이 잇따르면서 전북의 주요 상권에는 빈 상가가 속출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신·구도심 예외 없이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지만 비교적 유동 인구가 적은 구도심이 받는 타격이 더 큰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의 중심으로 불리는 전주의 경우 특히 공실 문제가 심각하며 전주의 대표 상권 중 하나로 꼽히던 웨딩의 거리 역시 상권이 형성됐지만 시청 이전·팔달로 인근 금융기관 건립 등에 이어 도청까지 이전하면서 크게 쇠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웨딩의 거리 일부 구간은 10곳 중 8곳이 임대 표시가 붙어 있을 정도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했다. 이는 고금리·고물가로 소비가 줄어든 데다 주차 공간 부족·신도심 쏠림 현상 등이 발생한 영향이다. 이어 전주의 새로운 택지인 에코시티의 상가 밀집 지역 역시 최근 공실 문제가 심각해진 것으로 파악됐다.
전주 MBC의 보도에 따르면 에코시티의 상가 밀집 지역을 살펴본 결과 도로를 따라 들어선 4~5층 건물의 1층이 비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은 지 얼마 안 되는 대규모 쇼핑몰은 수백 개의 상점이 임차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실 문제가 심각해지자 보증금과 임대료를 받지 않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한 곳도 등장했다. 이에 대해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는 “분양도 조금 남았다고 들었고 임대가 안 되는 게 더 문제이긴 하죠. 공실이 나면 공실이 채워지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아무리 유동 인구가 많은 상권이 좋은 데여도. “라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에코시티 곳곳의 상가는 비어 있는 모습이 주를 이뤘으며, 여기저기 임대인을 구하는 현수막이 널려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당초 전주 에코시티가 들어서기 전 일부 수분양자들은 웃돈만 받고 상가를 넘기려는 의도로 분양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지난 2019년 상가 분양 당시의 기쁨이 채가시기도 전에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하며 경기 불황과 더불어 고금리 상태 장기화에 상가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 이에 임대로 방향을 선회했지만, 높은 금리로 임대마저 수익률이 따라주지 않아 임대자를 찾기 어려워졌다.
여기에 더해 최근 몇 년 사이 신시가지를 중심으로 주상복합아파트가 지속적으로 들어서면서 상가 공실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신도시가 들어설 당시 금리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편에 속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이어진 고금리에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코로나19 사태가 확산 또는 재확산을 거치면서 상가 공실을 심화시킨 영향도 악영향으로 작용했다. 이런 상황에 더 이상 공실 문제를 손 놓고 볼 수 없는 일부 건물주들이 임대료·보증금 무료라는 말이 안 되는 파격 조건까지 내세운 것이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의 조사에 따르면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전북 지역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9.1%로 5곳 가운데 1곳이 공실인 꼴로 확인됐다. 전북 지역의 공실률은 지속 상승하고 있으며,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5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이에 전주시 등 일부 시군의 과도한 택지 개발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해 과잉 공급이 이루어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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