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예비군의 실태
유사시 전투근무지원 활동
코로나 이후 소대별 인원 줄어
서해 최북단 백령도는 북한 땅을 코앞이 둔 지리적 특성을 지녔다. 이곳에서 지난 1989년, `내 고장은 내가 지킨다’는 부녀자 25명이 모여 ‘여성예비군’을 발족했다. 이를 시초로 30년이 넘게 흐른 지금, 전국에 4,000명이 넘는 여성 예비군이 생겼다.
여성예비군은 여군 출신이 아니어도 지원할 수 있다. 30대 초반에서 50대까지 폭넓은 연령대가 모였고 직업 역시 주부, 보험설계사, 식당 주인 등으로 다양하다.
평소에는 가정과 직장 등 생업에 종사하다가 연 1차례 소집하는 사격대회와 향토방위 훈련 등에 빠짐없이 참가한다. 유사시 피해 복구·응급환자 처치 등 전투근무지원 활동을 맡는다.
그런데 최근 여성예비군 인력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올해 3월 조선일보는 지난달 1일 기준 전국 여성예비군 전력은 182개 소대 4,873명으로, 소대별 평균 인원은 26.7명이라 보도했다. 국방부가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기반했다.
국방부 예비군실무편람에 따르면 여성예비군은 한 소대당 30~80명, 분대는 8~29명으로 편성된다. 소대 최소 인원에 못 미치는 것이다.
인원도 적은 만큼 주요 업무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듯하다. 실제로 한 지방자치단체 여성예비군의 지난해 7~10월 활동 내용을 살펴보면 정식 활동은 13건인데, 주요 업무인 사상자 인명구조 지원 훈련은 단 한 건뿐이었고, 나머지는 간담회, 지역예비군 격려 방문 등 행사성 활동이었다.
국방부 측은 원인으로 코로나19를 가리켰다. 여성예비군 기간은 2년인데 지난 3년간 코로나19로 집합이 줄면서 연장 신청이 안 되거나 유입도 적다고 설명했다.
여성예비군 A 씨는 “최근 소대원이 줄어든 소대가 많고 코로나를 기점으로 활동도 위축돼 사기가 떨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소대 소멸만 피하고 싶단 심정이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아직 해결 방안을 내놓지 않는 중이다. 다만 2022년부터 지역별 대원 현황을 관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한편 군사 전문가는 여성예비군을 국가 위기 상황에 활용할 수 있는 조직으로 향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예비군 조직은 지원예비군으로 편성되어 있기 때문에 전역한 여군을 예비군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 여군은 제대 시 퇴역이 원칙이나 원한다면 예비군으로 전역을 선택할 수 있다. 다만 전역 여군의 86.1%가 퇴역을 신청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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