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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건설 1위’ 타이틀 거머쥔 국내 기업이 한순간에 무너진 계기

‘건설 1위’ 타이틀 거머쥔 국내 기업이 한순간에 무너진 계기

임정혁 에디터 조회수  

대치동·잠실동 명품 아파트
삼풍아파트 붕괴 사고 연루
미분양 아파트 2,800억 원

출처 : KBS

아버지를 설득해 주택 개발사업에 뛰어든 대학생이 있다. 이 대학생은 주택개발 사업에 뛰어든 지 5년 만에 주택 건설 시장 9위에 올라서며 건설업에 두각을 드러냈다. 300만 원의 자본금을 들고 시작한 이 기업은 1980년대 명품 브랜드 입지를 차지하며 승승장구해 재계 순위 27위에 오르는 건설업계의 거물이 됐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1996년 기준 총자산 2조 1,000억 원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우성건설이다. 당초 무역학과에 재학 중이던 3학년 최승진 창업주는 건설에 관심이 많았다. 이에 부친이 소유 중이던 토지를 담보로 300만 원을 대출받아 중화 주택개발을 설립하고, 설립 3년 만에 해당 회사가 자본금 10억 원 규모로 성장하며 사명을 우성 주택으로 바꿨다.

출처 : 직방

기존 시장을 점유하던 다른 건설업체와 달리 우성주택은 국내 주택 건설에 집중하는 방식을 택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주택 건설회사로 꼽혔다. 특히 이중 강남 사업에 집중해 서초구에 1,944가구를 공급했으며, 1978년 주택 건설 지정업체 가운데 9위에 올라서며 급부상했다.

결국 늘어난 사업 수주에 최승진 창업주는 우성건설을 설립한 뒤 합자회사였던 우성주택을 흡수해 대표이사에 올랐다. 당시 우성건설은 잠실동, 대치동 등 부호들이 많이 사는 입지에 주택을 건설하며 입지를 넓혀갔다. 이어 1980년대부터 1990년 초반까지 우성건설이 만든’우성 아파트‘는 명품 아파트 브랜드로 자리 잡으며 높은 인기를 끌었다.

출처 : MBC

다만, 최승진 사장은 사업에 대한 야망이 큰 탓에 우성건설 하나뿐으로 만족하지 못했다. 유통업에 뛰어든 그는 우성유통을 설립해 업종 다변화와 사업 다각화를 모색했다. 당시 국제그룹 해체로 인해 시장에 나온 원풍산업을 인수해 타이어와 모직업에 진출한 것과 더불어 강남에 리베라호텔을 신축하고 호텔업을 하다 부도가 발생했던 만년장을 인수해 우성 관광으로 운영했다.

발 빠른 사업 확장에 우성건설은 1988년 계열사 4개를 거느리는 우성그룹으로 거듭나게 된다. 재계에 따르면 당시 우성그룹의 매출액은 2,630억 원 수준으로 재계 39위에 이름을 올리며 최승진 창업주는 우성그룹의 부회장, 그의 부친은 회장으로 거듭났다. 우성그룹은 건설업을 주축으로 빠르게 사업을 넓혀가며 국내 아파트 건설 1위 타이틀을 가지게 됐다.

출처 : e영상역사관

다만, 우성그룹의 신화는 오래 가지 못했다. 이는 우성그룹이 그동안 진행해 오던 무리한 사업 확장에 자금 경색이 심화했기 때문이다. 또한, 레저 및 관광업 분야로 사업다각화를 모색하던 최승진 창업주의 선택이 큰 이익을 거두지 못하고 건설업계 역시 불황에 들어서는 등 상황이 안 좋은 방향으로 흘러갔다.

당시 우성건설의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2,800억 원 수준이었던 것을 미루어 보아, 우성그룹은 이때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 이와 더불어 1995년 붕괴한 삼풍백화점 사건에 우성건설이 연루되며 빠르게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이는 우성건설이 삼풍백화점의 일부 층을 시공해 경영진 6명이 검찰에 소환되는 등 악재가 겹친 것으로 확인됐다. 삼풍백화점 사건은 전 국민에게 슬픔을 안겨준 큰 사건으로 회자하며 건설사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만든 가장 큰 사건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우성건설의 이미지 역시 크게 실추되며 우성건설의 몰락을 가속했다.

출처 : KBS

우성그룹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금융권으로부터 2,050억 원의 융자를 제공받고 보유 부동산 및 계열사의 매각 등 자구책을 강구했으나 그룹을 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1996년 어음 169억 원을 처리하지 못해 최종 부도를 맞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재계에 따르면 당시 우성그룹의 부채가 1조 6,000억 원에 달해 파산절차는 예견된 수순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때 건설업계 1위를 자랑했던 우성건설은 파산과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한편, 우성그룹의 부도 당시 한일그룹이 우성그룹을 인수하려고 했으나 IMF의 여파로 해체되며 한일그룹 인수합병은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우성건설이 1만 6,000가구를 건설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성그룹의 몰락은 한국 사회 경제 전반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는 파장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규모였다. 이에 김영삼 전 대통령이 범정부적 대책 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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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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