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 상품권
지난해 64억 원 규모 구매
“해피머니 법적조치 검토 중”
최근 불거지고 있는 ‘티메프(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에 따라 티몬이 주요 유통처였던 해피머니 상품권의 온오프라인 사용이 사실상 정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한적십자사에서 준비한 ‘헌혈 경품’으로 해당 상품권을 받은 시민들도 혼란에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미 수십억 원 규모로 해당 상품권 구입 계약을 맺은 대한적십자사가 헌혈 참여자들의 상품권 교환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30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헌혈 경품으로 해피머니 상품권을 지급받은 헌혈 참여자들 사이에선 “상품권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냐?”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헌혈에 참여할 경우 영화 교환권 등 각종 상품권이 경품으로 제공되어 왔으나, 사용처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선호도가 높았던 문화 상품권(컬처랜드)이나 해피머니 상품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티메프 사태 이후 해피머니 상품권은 네이버·카카오·구글 등 포털사뿐만 아니라 페이코, SSG페이 등 결제 대행사에서 포인트로 전환이 불가능한 상태로 확인됐다. 이와 더불어 대다수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해당 상품권을 취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휴지 조각이 되는 것이 아니냐?’란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복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책 구매 사이트에 충전하려고 모았던 (헌혈 후 받은) 해피머니 상품권이 휴지 조각될 판”이라는 해피머니 상품권 보유자들의 우려가 올라왔다. 일부 네티즌들은 “아직 안 쓴 상품권이 만 원어치 있는데 차라리 햄버거 교환권 같은 걸 받았어야 했다”는 반응을 보이며 해피머니 상품권 수령에 대해 후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우려가 지속되자 대한적십자사는 지난 25일부터 전국 헌혈의 집에서 경품용 해피머니 상품권 지급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이미 지급된 상품권에 대해선 신분증과 함께 상품권 번호가 적힌 부분을 긁지 않은 상태인 상품권을 가져오면 교환을 해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명확한 상품권 교환 매뉴얼이 정립되어 있지 않아 혼란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교환가능 사실이 알려지자, 온라인상에서는 유효기간이 남았어도 헌혈의 집 마스코트(나눔이)가 그려진 상품권만 교환 대상이라거나, 교환 방법과 상품 역시 지역마다 제각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대한적십자사가 미리 구입한 올해 경품용 해피머니 상품권은 총 64억 7,064만 원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사실상 5,000원짜리 해피머니 상품권 136만 8,000매 분량에 달하며 티메프사태로 인한 피해 규모 역시 64억 원 수준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더해 지난달 헌혈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21만 7,434건으로 집계되며 이미 상당한 수의 상품권이 헌혈 참여자에게 지급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대한적십자사의 부담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대한적십자사의 관계자는 “현재 계약 정상화 이행에 대해 해피머니 측과 협의 중이며, 상품권 사용이 불가능할 때를 대비해 지난주 내용증명을 보냈다. 법적 조치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관계자는 “피해 규모를 파악하는 데 필요한 정보인 회수율 등을 업체 측에서 공유해주지 않고 있어 현재 정확한 피해 금액 산정에 어려움이 있다”고 부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싱가포르 기반의 전자상거래 플랫폼 큐텐 계열사인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가 이어지자, 복수의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해피머니 상품권 결제를 막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빕스, 매드포갈릭, 제일제면소, 더플레이스, 딘타이펑, 스시로, 사보텐 등 외식 브랜드에서는 해피머니 상품권 결제가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피자헛, KFC, 뚜레쥬르, 피자나라치킨공주, 티바두마리치킨 등 치킨·피자 프랜차이즈와 이디야커피, 탐앤탐스, 뚜레쥬르 등 카페·빵 프랜차이즈에서도 해피머니 상품권 사용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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